사회 사회일반

지상파 권좌 위협하는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네이버TV캐스트, 다양한 자체 콘텐츠로 큰 인기

양방향 플랫폼 장점도 한 몫

"이용자 수 증가 이제 시작"

카카오TV·쿠티비 등 속속 가세


아이유, 써니힐 등이 소속된 로앤트리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 소속 스타들이 개인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채널 ''로엔트리TV''를 최근 개국했다. /사진제공=아프리카TV

모바일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티비를 실행한 모습.

#지상파·케이블 가릴 것 없이 온갖 TV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해 '테순이(TV 시청을 좋아해 TV 앞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라는 별명까지 있었던 이지영(31)씨는 최근 텔레비전을 켜는 빈도가 상당히 줄었다. 대신 즐겨 찾는 곳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 과거 TV를 통해 즐겼던 '개그콘서트'나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먹방(먹는 방송)·쿡방(요리 방송) 등 지상파 방송에서는 접할 수 없는 독특한 방송이 많은 점이 마음에 들었다.

게임 등 마니아들을 위한 콘텐츠 위주로 꾸려져 '그들만의 리그'로 불렸던 인터넷·모바일 방송국이 달라지고 있다. 스타들이 출연하는 토크쇼, 가수들의 라이브 음악 방송, 스포츠 중계, 홈쇼핑 등 지상파·케이블 프로그램처럼 대중이 즐길만한 자체 콘텐츠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다양한 시청자들에 한 발 다가서고 있는 것. 실시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쉽다는 인터넷·모바일만의 장점까지 더해져 지상파·케이블을 위협하는 플랫폼으로 성장 중이다.

◇10여 년 만에 자리 잡은 인터넷 방송..자체 콘텐츠의 힘= 2006년 정식 출범한 아프리카TV의 역사는 결코 짧지않은 편이지만 제대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최근에 들어서다. 실제 아프리카TV의 올해 1분기 월 평균 이용자 수는 820만여명으로 불과 2년 전인 2013년 640만 여명에 비해서도 30% 가까이 늘어났다. 회사는 이런 변화를 자체 콘텐츠의 힘으로 분석한다. 이영민 전략지원본부 과장은 "아프리카TV는 꽤 역사가 깊지만 이용층이 한정돼 있어 고민이 많았다"며 "수년 전부터 야구·축구 등 스포츠의 온라인 단독 중계권을 따서 방송하고 있고, 최근에는 스타들이 이용자들과 직접 만나는 토크쇼, 음악쇼 등을 기획하고 있는데 이런 콘텐츠의 다변화가 대중에 어필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TV캐스트' 역시 1년여 만에 이용자가 52%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측 또한 그 이유를 웹드라마·웹애니메이션·스타의 생중계 토크쇼 등 차별화된 자체 콘텐츠에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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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에 대한 인식 변화도 힘을 실어줬다. 일례로 MBC가 다음TV팟과 함께 제작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의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인터넷 방송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다.

◇후발 주자 줄줄이 서비스 시작…모바일 방송 전성시대 열리나=인터넷·모바일 방송의 인기는 후발 주자들이 속속 등장하는 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6일 시작된 카카오톡의 새로운 서비스 '카카오TV'는 기존 카카오톡이 가지고 있던 메신저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이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채팅창에 화제가 되고 있는 동영상 등을 올려 곧바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그 영상을 보며 수다를 떠는 것이 가능하다.

벤처기업인 쿠그룹은 지난 3일 아프리카TV와 유사한 인터넷방송 플랫폼 'KooTV'를 오픈했다. KooTV 측은 인터넷 방송의 장점인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최대한 살리는 한편 자체 스튜디오까지 마련해 인기 방송진행자들의 합동 방송 등도 진행하는 등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넷 방송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밝다. 스마트폰 이용 인구가 늘며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방송을 보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변화도 긍정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혼자 밥을 먹거나 TV를 보는 사람들이 인터넷 방송에서 다른 이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면 그 만족도가 상당히 크다"며 "인터넷 방송 이용자 수의 증가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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