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 로열로빙룸에서 열린 ‘영국 의원들과의 대화’ 모두발언에서 “저는 북한이 핵을 버리고 주민의 인권을 존중하면서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와야만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영국 의회 상하원의장을 비롯해 70여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 대통령은 영어로 대화를 진행했다.
박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와 함께 인권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원칙론 고수’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를 함께 지켜온 영국 의원 여러분께서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올 수 있도록 더욱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양국 관계발전에 대해 “한국과 영국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나누는 든든한 동반자”라며 “바로 이 자리에서 시작된 의회민주주의가 자유와 권리 증진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해왔듯이 우리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가 지구촌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이제 두 나라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ㆍ인권 등 핵심가치를 공유하면서 세계 평화와 자유 수호에 기여하는 지구촌 공동 번영의 중요한 동반자로 나아가고 있다”며 “저의 영국 방문을 계기로 기후변화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등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제 양국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미래를 향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먼저 두 나라의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이 끝나자 영국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