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겉은 금 속은 납덩이' 전당포 사기

"금세공 기술자가 제작해 구별 불가"

겉은 금, 속은 은이나 납으로 만든 가짜 귀금속제품을 전당포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가짜 금제품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황모(5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엄모(52)씨 등 4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최모(50)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경기ㆍ강원ㆍ충청ㆍ대전 일대 전당포 26곳에 44차례 걸쳐 금돼지 등 가짜 금제품 1천932돈(7.3㎏)을 맡기고 1억원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금세공 기술자인 황씨는 지난해 3월 경기도 평택시 신대동의 단독주택에 귀금속 공장을 차려놓고 겉부분 15% 정도만 금이고 속은 은이나 납으로 채운 금돼지와 목걸이, 팔찌를 만들어 엄씨 등을 시켜 전당포에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황씨는 금돼지를 만들 때 귀와 코, 꼬리 부분을 순금으로 만드는 등 겉부분을 금으로 둘러싸고 무게까지 정품과 똑같이 만들어 전당포 주인은 물론 금세공업자조차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황씨 일당은 전당포를 속여 챙긴 돈을 생활비 또는 강원랜드의 카지노에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당포를 돌며 금돼지와 금목걸이, 금팔찌 등 31개 제품(660돈)을 회수했으나 1천여돈은 전당포에서 중간상인을 통해 일반인에게 유통됐다고 보고 가짜 금제품을 찾고 있다. 수사관계자는 "이들이 만든 가짜 금제품은 깨보기 전에는 구별할 수 없는 데다 전당포는 물건을 맡은 뒤 6개월 이상 보관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기 쉽다"며 "대구에서도 가짜 금제품을 유통시키는 조직이 포착되는 등 전국적으로 유사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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