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아쉬운 국회의원 박근혜


임세원기자

"원래 국회 인사청문회는 안 가십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열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기재위 소속인 그는 평소 상임위 출석을 성실하게 한다고 알려져 왔다. 박 전 대표 측에 이유를 물어보니 "원래 인사청문회에는 가지 않는다. 후보자가 괜한 부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여의도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치적 무게를 지닌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지명 받은 장관 후보자를 조목조목 몰아세울 경우 모두에게 불편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18대 국회 들어 자신의 소속 상임위가 앞서 연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에도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상임위뿐만 아니다.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하기 전 당내 전체의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원총회에도 그는 18대 국회 들어 모습을 드러낸 적 없다. 이날도 한나라당은 차기 전당대회의 룰을 논의하는 의총을 열었지만 박 전 대표는 역시나 자리에 없었다. 그렇다고 그가 전당대회 룰에 대한 의견이 없는 건 아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국회 밖에서 황우여 당 원내대표를 만나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이날 공개된 당내 의원 대상 설문조사는 박 전 대표의 생각과 동일하게 나타나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박 전 대표 측은 말 한마디에 온 언론이 대서 특필하는 상황에서 어떤 언행이든 해석을 붙여 현 정부와 마찰을 빚는 것처럼 알려지니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집권당 소속이면서 '미래권력'으로까지 여겨지는 그의 위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여의도 사정을 모르는 일반 국민에게 박 전 대표는 대권주자이기 전 국회의원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의원이라면 그가 지적하는 정부의 잘못과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은 게 국민의 당연한 욕구다. 더구나 대권주자라면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국민이 주목하는 것은 더더욱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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