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해외펀드, 환 헤지 여부따라 수익 2배 差

작년 말 이후 해외펀드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난가운데 최근 환율이 급변하면서 환 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같은 해외펀드에 가입했더라도 환 헤지를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수익률이 배 가까이 벌어져 투자자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환 헤지에 따른 수익률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환 헤지에도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 해외펀드 달러-원화 기준 수익률 차 2배 = 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역외 글로벌 펀드의 달러와 원화 기준 수익률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펀드평가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36개 역외 주식형 글로벌펀드의 올들어 지난달 28일까지의 평균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달러화 기준으로는 12.98%인데 비해 원화 기준으로는 5.43%에 그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해 연말 펀드에 가입하면서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환 헤지를 했을 경우와그렇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하면 수익률이 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 가장 높았던 메릴린치의 뉴에너지펀드는 달러기준 수익률이 38.03%, 원화 수익률이 28.80%로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얼라이언스캐피털매니지먼트(ACM)의 'ACMGI Glbl Gth Trends A'의 경우 달러(9.25%)와 원화(1.95%) 기준 수익률이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경우는 환차손에 따른 수익률 격차가 더 심하다. 같은 기간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경우 달러화 기준으로는 3.10%의 수익을 낸데반해, 원화 기준 수익률은 -3.80%로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 밖에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경우도 달러화 기준으로는 평균 6.36%의 수익이 났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0.75%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천11.60원에서 943.40원으로 떨어졌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애널리스트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여실히 보여주는사례"라며 "가입시 환 헤지를 했을 경우라면 큰 폭의 환차손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환 헤지 꼭 해야하나 = 환 헤지란 '환율의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한다는 의미로 펀드 환매시 당초 계약된 환율에 따라 돈을 돌려받는다는 것을 말하며 선물환 거래를 헤지 수단으로 활용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 헤지의 필요성은 상황에 따라 생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해외 투자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투자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또는 손실)과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또는 손실)을 합한 금액이다. 환 헤지를 할 경우 해외 자산과 환율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인해 투자대상 자산의 가격 변동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고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달러화 기반의 펀드에 원금 1만 달러를 투자해 선물환 계약이 달러당 1천원에이뤄졌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환매할 때 환율이 오르건 내리건 상관없이 원금 1만 달러에 원.달러 환율 1천원을 적용해 1천만원을 돌려받는다. 반면 환 헤지를 하지 않았을 경우 최근 원.달러 환율이 940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환매 원금은 940만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한 지역에 '몰빵' 투자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 분산했을 경우 '통화간 분산' 효과가 발생해, 따로 환 헤지를 하지 않더라도 환율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이 밖에 투자기간을 길게 설정할 경우 일시적으로 불리하게 움직였던 환율이 제자리를 찾거나 유리한 쪽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 투자 의도와 함께 환율에 대한 정확한 전망으로 손실을 피할 수 있는 확신이 있다면 굳이 환 헤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올해와 같이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거나, 단기 해외채권 투자의 경우 원금손실리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환 헤지를 통해 환차손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환 헤지 어떻게 하나 = 그렇다면 펀드 가입시 환 헤지는 어떻게 할까. 국내 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내부적으로 환 헤지 수준과 방법을 결정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따로 환 헤지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역외 펀드 역시 펀드에 가입시 환 헤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 경우 창구 직원에게 환 헤지를 요청하고 선물환 계약서를 작성하면 간단하게환 헤지 신청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일부 판매사의 경우 원칙적으로 헤지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판매사별로 헤지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물환 계약은 대부분 1년 단위로 체결되며, 장기 계약을 원한다면 1년 뒤에 재계약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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