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보유외환 정치적 이용 드러나

코스타리카 국채 사들이는 대신 대만 밀어내고 외교관계 합의

중국이 보유외환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한 케이스가 처음으롤 밝혀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중남미의 코스타리카가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관계를 맺도록 하기 위해 보유중인 외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근거 자료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1월 코스타리카가 발행한 달러화 표시 국채를 1억5,000만 달러 어치 사들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7월 코스타리카가 63년간 지속해온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는다는데 합의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브루노 우가르트 코스타리카 외무장관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3억 달러 규모의 코스타리카 국채를 매입하고 1억3,000만 달러를 무상 원조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런던 채텀하우스 아시아 프로그램의 케르 브라운 수석펠로우는 “이는 중국이 외환보유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결정적인 근거”라며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집행한 다른 투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영국 BP나 프랑스의 토탈 등 상장기업과 적어도 3개 이상의 호주 은행의 주식을 소규모로 사들인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해외 투자처나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쳐왔으며 특히 해외보조금에 대해서는 존재 여부조차도 함구해왔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인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소수의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외교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그 동안 코스타리카와 같은 작은 나라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무상 원조를 실시하거나 사회간접자본 확충, 인센티브 제공 등 외교전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국제적인 활동에 관여한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FT는 밝혔다. 올 1월 중국외환관리국은 코스타리카 재무부와 주고받은 서신에서 지난해 합의에 따라 코스타리카의 국채를 사들이겠다는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협약과 국채 매입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코스타리카 정부가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는 점과 채권을 사는 주체가 중국 외환관리국이라는 사실을 공표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코스타리카 외교관들은 이 같은 사항을 비밀로 유지하는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중국은 그대로 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FT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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