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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외둥이 겨냥한 고가 유아용품 호황

100만원 넘는 유모차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


[리빙 앤 조이] 외둥이 겨냥한 고가 유아용품 호황 100만원 넘는 유모차도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올해 세 살 된 서연이는 쓰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수입 명품들이다. 태어나서 젖을 뗀 후 우유를 먹을 때는 영국산 ‘아벤트’ 젖병을 썼고, 100만원을 넘는 노르웨이산 유모차 ‘스토케’와 영국산 ‘브라이텍스’ 카시트를 타고 다녔다. 할머니나 고모에게서 받은 장난감 선물들도 ‘피셔프라이스’나 ‘바비’ 인형 등 수입 명품 일색이다. 바야흐로 외둥이를 겨냥한 산업들이 황금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인 저출산 분위기와 경기 침체 등으로 영ㆍ유아 관련 사업인 엔젤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고급 유아 용품에는 남의 얘기다. 오히려 하나 밖에 없는 내 자식을 남 보다 더 잘 키우겠다는 외둥이 부모들의 욕구가 수입 명품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2006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노르웨이산 ‘스토케’ 유모차나 네덜란드산 ‘퀴니’ 유모차는 70만~130만원 사이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이밖에 2000년대 초반 고가 전략으로 국내 출시된 영국산 ‘맥클라렌’도 수입 유모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직수입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ㆍ폴로가 고신장하며 5월에만 전년 대비 3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크리스찬디올이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아르마니 주니어 등 토털 명품 브랜드의 아동 라인도 수요가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MD팀의 이종성 과장은 “외둥이 부모들이 고가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데다, 친척들이 선물을 고를 때도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0% 수준에 머무렀던 어린이용 수입 명품 판매 증가율이 올 들어 4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7%나 늘었다. 돌 잔치도 초호화판이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환갑 잔치는 점차 줄어드는 대신 호텔의 소연회장을 빌려 돌 잔치를 여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돌 잔치 한 번 제대로 치르면 최소 500만원 이상이 소요되지만 외둥이 부모들은 아이 일생에 한 번 뿐인 행사인 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월 150만원이 넘는 영어 유치원에서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수개월에서 최대 1년 이상 기다려야 차례가 돌아올 정도다. 버틀러스쿨ㆍ크래다ㆍ키즈칼리지 등 영어 유치원은 넘쳐 나는 대기자들을 다 수용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프라인 보다는 비교적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에서도 명품 유아 용품 시장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몰에서는 일본산 기저귀ㆍ뉴질랜드산 유아전용 스킨케어ㆍ호주산 선글라스 등 각종 수입 유아 용품들이 날개 돋힌 듯 판매되고 있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고가의 수입 기저귀ㆍ유모차ㆍ식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유문숙 옥션 차장은 “최근 출산ㆍ아동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 소문을 탄 수입 유아 용품들의 인기가 높아지는 중”이라며 “대부분 가정이 한 자녀, 많아야 두 자녀 밖에 안 되기 때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고급 제품 구매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일본산 기저귀로 하루 평균 1,200여개씩 판매되고 있다. 일본산 기저귀의 가격은 1팩 기준 평균 1만7,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국산 기저귀 보다 5,000~1만원 정도 비싸다. 일본산 기저귀는 천연 비타민 E가 첨가된 시트가 누빔으로 처리돼 있어 아기 엉덩이와 마찰을 줄여주고 짓무름이 적어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호주의 유ㆍ아동 자외선 차단 전문 브랜드 ‘베이비 반즈(Baby Banz)’의 선글라스, 뉴질랜드의 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아스칼 베이비’(Ascal Baby)의 액상 비누와 자외선 차단 로션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외둥이 커뮤니티 • "형제 대신 친구로" 외둥이 커뮤니티 급증 • 신간, 외동아이를 위한 가치학교 • 외둥이 겨냥한 고가 유아용품 호황 • 외동이 잘 키우기 7가지 원칙 • 체기(滯氣) 강하면 방귀·입냄새 심해 • 인터넷 피부 건강정보, 맹신은 위험! • 직장인 디저트 'Art'로 바뀌다 • 서울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外 • "웬 性 박물관이냐고? 멘탈의 근간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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