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를 줄이지 않을 경우 채권시장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린스펀 전 FRB의장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1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정 적자, 즉 미국 국채가 채권 시장을 마비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앞서 어스킨 보울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알란 심슨 전 상원의원이 이끌고 있는 대통령 자문 재정적자감축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 “재정 적자는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낳고 더블딥(이중침체)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재정 적자 해결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다음달 1일 최종 보고서 발표를 목표로 초당적 패널을 구성해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해 왔다. 지난 주 보울스 공동 위원장은 2020년까지 재정 적자를 4조 달러 줄이기 위한 재정 축소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은 돈이 바닥 났으며 이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며 “과감한 선택 없이는 경제 위기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보고서 초안은 공무원 10% 감축과 세금인상, 연금지급 개시연령 연장, 사회보장비 감축 등을 통해 2020년까지 4조 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지지할 수 없는 내용이 많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번 재정적자 감축 방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이와 동일한 수준의 방안이 마련돼 의회의 승인을 얻게 될 것” 이라며 “남은 관건은 승인 시점이 위기 발생 이전이 될 지, 이후가 될 지의 문제”라고 말해 위기가 임박했음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