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유기농 전문관을 선보이는 등 백화점 식품관 문화를 주도해온 갤러리아백화점명품관이 8년 만에 다시 한 번 리뉴얼을 거쳐 오는 5일‘고메이494’를 오픈한다.
오픈을 앞둔 4일 갤러리아 명품관 식품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행사장에 들어서자 ‘셰프’복장에 긴 앞치마까지 두른 한 젊은 남자가 다가왔다. 핸드프리 마이크까지 달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그는 지난 3월부터 갤러리아백화점을 이끌며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젊은 최고경영자(CEO)’ 박세훈(44) 대표이사다. 박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 전원은 식품관 유니폼 복장으로 ‘손님’을 맞았다.
박 대표는 “올 초 부임해 임직원들과 만들어낸 첫 성과물로 기대가 크다“며 “백화점의 식품관이 아직은 ‘변방’이지만 앞으로 갤러리아의 심장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먹으면서 즐기는’ 식문화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쇼핑하다 들르는 공간이 아니라 고메 494 자체가 쇼핑으로 연계되는 핵심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메이494는 식품마켓(Grocery)과 식음시설(Restaurant)을 유기적으로 접목한 국내 최초의‘그로서란트(Grocerant)’콘셉트 매장을 추구한다. 식품관 매장과 서울 곳곳의 맛집 위주 23개 입점 레스토랑을 연결해 직접 구입한 고기를 바로 옆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고 구입한 식재료를 다듬고 구워주는 ‘컷앤베이크(Cut & Bake)’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원스톱’ 식문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갤러리아는 3월부터 전사적인 TFT팀을 가동해 식품ㆍ명품ㆍ전략ㆍ마케팅 등 각 분야 50여명이 참여하는 사장 주재 회의를 매주 월요일에 개최하는 등 ‘신개념 공간 마련’을 위해 노력해 왔다. 박 대표는 “15년 이상 같은 콘셉트를 유지해 온 식품관의 정형을 바꿔 신개념 공간을 제안한다”며 “최고급 재료를 사용한 ‘푸드 부티크’를 지향하면서 감각 있고 맛깔 나는 공간으로 만든 만큼 매출도 30%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타 백화점 대비 열세인 공간 제약을 극복하려 한 점도 눈에 띈다. ‘스마트 매장’을 목표로 주문표에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 고객의 위치로 배달해 주며 쌀ㆍ화장지 등 부피가 큰 물품은 주문카드를 배치, 직접 옮기는 대신 손쉽게 주문할 수 있는 ‘바이 빅’서비스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이미 신세계백화점이 청담동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세대 성장 엔진 중 하나인 SSG푸드마켓은 물론 신세계 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과 함께 ‘강남 테이스티로드’에서 ‘식품관 강남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러리아는 특히 신선식품의 경우 5~20%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고 입점 수수료도 기존 백화점 대비 5% 이상 저렴하게 책정했다며 중소상공인과 상생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규모의 게임보다 퀄리티 게임을 지향해 더 고급스럽고 강한 갤러리아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며 “고메이 494를 시발점으로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상당한 변화를 시작하게 될 것이며 통합된 프리미엄 백화점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