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0일 오후 정세현 통일부 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긴급 소집,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는 또 북한이 NPT 탈퇴를 선언한 배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미국ㆍ일본 등 관련국들과의 공조대책 방안 등을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오는 21~24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을 적극 설득,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있게 대응해 한반도 긴장완화에 협조해줄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NPT 탈퇴와 핵개발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한반도 긴장만을 고조시킬 뿐이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그러나 계속 순연되고 있는 경의선ㆍ동해선 연결 1단계 사업, 개성공단 착공식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금강산관광사업과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경제협력과 인도적 교류에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동시에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주변 4강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 핵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주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오는 12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담당 차관보를 통해 미국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을 재고해줄 것을 미국에 요청하기로 했다. 노 당선자는 또 이날 정대철 민주당 최고위원을 당선자 대미특사로 임명한데 이어 정 특사의 미국파견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 노 당선자는 정 특사를 통해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전통적 한ㆍ미 관계 불변`이라는 두가지 메시지를 친서 등을 통해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의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노 당선자는 북한의 진의와 상황전개 추이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노 당선자는 지난해 12월27일 성명을 통해 `북한은 핵관련 조치들을 철회하고 관련시설과 장비들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최소한 사태를 더 악화시킬 일체의 추가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상기시키고 “그럼에도 북이 한 걸음 더 나아가 NPT 탈퇴까지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