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5년전 '마늘파동' 악몽 재연되나" 촉각

■ 한·중 통상마찰 우려 증폭<br>통상마찰 공산품까지 곳곳으로 비화 조짐<br>對중국 수출의존도 커 정부 '벙어리 냉가슴'




"5년전 '마늘파동' 악몽 재연되나" 촉각 ■ 한·중 통상마찰 우려 증폭통상마찰 공산품까지 곳곳으로 비화 조짐對중국 수출의존도 커 정부 '벙어리 냉가슴' 김영기 기자 young@sed.co.kr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중국 마늘에 대한 우리의 긴급관세 조치가 한국 휴대폰에 대한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비화됐던 2000년의 마늘 파동 악몽이 재연될까. 한중 김치마찰이 심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25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예방, “한국에서 중국산 제품 모두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조성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김치 등의 작은 문제가 큰 문제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례적인 멘트’로 치부했지만 발언에는 ‘항의’의 뜻이 짙게 담겨 있었다. 불과 일주일이 채 안된 1일 한국산 김치에 대해 중국이 전격적으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자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움이 가득하다. 중국정부가 보여온 일련의 조치들을 보면 한중 식품 유해성 논란이 양국간 통상마찰로 비화될 조짐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보복 본격화(?)=농수산물유통공사와 식약청에 따르면 중국 질검총국이 거론한 국산 김치가 올해 정식으로 수출된 실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중국으로 16톤의 김치가 수출됐으나 중국정부가 지적한 상품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중국당국은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며 수입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물량 폐기와 검역 강화는 자국 국민을 위해 취할 수 있으나 수입중단은 거의 사용하지 않은 카드다. 질검총국은 여기에 고추장 등 식품 부자재까지 수입중단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산하 전국 기구에 김치와 고추장ㆍ양념장은 물론 한국산 식품에 대해 광범위한 검사ㆍ검역 활동을 집행하도록 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치파동 당시 중국의 우려 표명이 구두경고로만 그칠 것으로 보지 않았다”며 “이번 수입금지 초지는 무역보복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벙어리 냉가슴=중국산 식품 파동이 발생한 것은 올 하반기 들어서만 4차례. 그러나 중국으로 수출된 한국산 식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중국측이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 검역ㆍ검사협정(SPS)’은 각국이 수입규제 등을 위해 유해물질에 대한 검역을 실시, 결과를 발표하도록 돼 있다”며 “중국정부가 당연한 조치를 취한 만큼 이번 일이 한중 양국간 통상마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치발(發) 통상마찰은 막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풍긴다. 정부가 이처럼 수세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전체 수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실적은 497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1.7% 증가했다. 전체 수출 가운데 19.6%로 최대치였다. 올들어 10월20일까지 대중 수출은 487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8%나 늘었다. 이에 따라 비중도 21.9%로 확대됐다. 일부에서는 “수출이 늘고 있지만 대중 수출 일변도로 이뤄지고 있는 ‘착시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떨어지면서 미국 등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의존도는 당분간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통상마찰, 공산품으로 확대 가능성=정부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중국에 직접적 대응을 하기보다는 고위급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유해식품의 수출재발을 막기 위해 중국정부로부터 해당 업체의 명단을 통보받는 대로 자체 검사를 실시, 유해 여부에 대한 검증을 벌일 방침이다. 덧붙여 양국간 검역체계의 교류 및 제도화도 서두르기로 했다. 한중 검사ㆍ검역협의체의 구성을 앞당기기로 하고 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당국자간 최종 협의를 거쳐 협의체 구성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런 노력에도 마찰이 공산품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에서 지난해 한해에만 20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김치파동은 중국정부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5/11/0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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