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스포츠

소외종목 선수들 "이제 설움 끝!"

스키점프, 봅슬레이 등 ‘평창 효과’로 비약적 성장 기대


지난해 2월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단이 낸 성적은 ‘밴쿠버의 기적’으로 불린다. 한국은 금메달 6, 은메달 6, 동메달 2개를 쓸어 담아 종합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쇼트트랙 일변도를 벗어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종주국 네덜란드를 압도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무엇보다 김연아가 사상 처음으로 피겨에서 금메달을 땄다. 밴쿠버에서의 쾌거가 기적으로 불리는 건 그만큼 척박한 환경에서 일군 뜻밖의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나는 한국 정부의 살아있는 유산”이라고 힘줘 말했지만 냉정히 말하면 한국이 그에게 해준 것은 국민의 뜨거운 응원 말고는 별로 없다. 훈련장이 없어 캐나다, 미국 등에서 객지 생활을 해야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콩나물 시루 같은 태릉 빙상장 말고는 이렇다 할 훈련장을 찾기 어렵다. ‘효자 종목’의 상황이 이 정도라면 ‘소외 종목’의 현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영화 ‘국가대표’로 유명해진 스키점프 대표팀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스키 왁싱을 선수들이 알아서 한다. 밤새 왁싱에 매달린 탓에 충혈된 눈으로 경기에 나서는 일이 부지기수다. 봅슬레이 등 썰매 종목은 변변한 연습장 하나 없어 번거롭게 해외를 전전해 왔다. 그나마 스키점프 대표팀이 하이원 스포츠단에 입단하고 강원도와 강원랜드가 4년간 40억원 지원을 약속하면서 숨통이 틔는 분위기다. 썰매 종목의 경우는 지난해 정식 연습장도 아닌 스타트 연습장 완공에 감동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해 왔다. 스키점프, 썰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들의 선수들은 그래서 더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누구보다 감격스럽다. 스키점프의 경우 개ㆍ폐회식 장소로 쓰일 알펜시아 스키점프장이 종전 1만여석 규모에서 6만석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그만큼의 시설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썰매는 809억원을 들인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고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위해서도 각각 기존 경기장을 개선해 최적의 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김연아가 그토록 바라 왔던 새 아이스 링크는 1만2,000석 규모로 강릉에 들어설 예정이다. 역시 강릉에 생길 스피드 스케이팅 전용 사이언스 오벌(8,000석)도 선수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겨와 쇼트트랙이 열릴 아이스홀에는 942억원, 사이언스 오벌에는 1,161억원의 예산이 각각 책정돼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