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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기반없으면 보수 아니다"
입력2005.03.24 17:27:25
수정
2005.03.24 17:27:25
친일파 옹호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인권 폭력<br>일제 침략행위 왜곡 방지법안 추진<br>원희룡 한나랑당 의원
| 원희룡(44) 한나라당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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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의 기반이 없는 보수는 보수가 아닙니다.”
야당이면서 제 목소리를 내는 원희룡(44) 한나라당 의원의 최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군사평론가 지만원씨와 친일문제에 대한 끝장 토론을 펼치는가 하면 ‘일제 침략행위 왜곡 및 옹호 방지법안’ 제정을 추진 중이다. 친일문제에 관한한 누구보다도,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 등 진보성격의 정당보다도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 원 의원은 24일 “살아 있는 자뿐만 아니라 죽은 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법도 있다”며 “친일파를 옹호하는 행위는 일제 피해자의 인권에 대한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오는 4월 임시국회 발의를 목표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렇지만 우군이 많지 않다. 한나라당 안에서도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세력이 적은 편이다. 오히려 당내에서는 그의 운동권 경력을 들먹이며 좌파로 모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그런데도 원 의원은 태연하다.
한나라당의 살 길이 환골탈태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원 의원은 행정도시법 통과 후의 당 내분사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에 활력을 줄 수 있다면 더 심한 위기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요구사항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계속적인 혁신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들의 혁신경영을 정치권이 배워야 한다”는 게 원 의원의 지론. 친일 관련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원 의원이 개혁을 한나라당의 차기 집권전략과도 연결시키고 있다. 비전제시와 정책상품 개발을 통해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할 때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다. 서울 양천갑 지역구 출신인 원 의원은 요즘 당내 소장개혁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함께 전문가들로부터 경제강의를 듣고 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원 의원은 학력고사 전국 수석, 사법시험 수석합격이라는 전력에 걸맞게 경제에 대한 이해속도가 빠르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원 의원은 최근 경제상황을 ‘기형적’이라고 진단한다. 기업저축이 많고 금리가 최저 수준인데도 자금이 투자대신 환율방어에만 쓰이는 기형적인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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