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고의 금융가인 뉴욕 월스트리트의 영향력 축소를 천명했다. 월스트리트가 막대한 차입금을 굴리며 얻은 수억달러의 이익으로 호위호식하던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미 금융가에서는 이는 엄청난 지각변동을 예상케하는 발언이라며 바싹 긴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3일자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산업을 통해 얻는 이익 중 일부는 근본적으로 실체가 없다"면서 "위험한 금융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앞으로 월스트리트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금융위기전 25세의 금융인이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아 웨이터에게 대학교수가 부러워할 만큼의 팁을 줌으로써 약간의 부가 분배되는 효과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닷컴 열풍 때와 마찬가지로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금융계가 우리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금융산업이 미국 경제의 절반을 차지할 지경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미국 기업의 전체 수익에서 금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에 달했으며, 금융위기가 진행된 2008년에도 28%에 이르렀다. 오바마는 "문제는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금융위기가 끝날 때쯤이면 월스트리트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 금융계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회복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은행들의 변신 이후에도 투명성과 개방성, 상호신뢰의 이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건강한 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만큼이나 비금융부문에서의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역할 변화로 인해 금융부문의 막대한 수익이 줄게 되면 다른 산업부문에서의 조정도 이뤄질 것"이라며 "금융계에 몰려들던 인재와 기타 자원이 미국 경제의 다른 분야에 골고루 퍼지는 긍정적인 결과도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모든 이과대학 졸업생들이 파생상품 트레이더가 되기보다는 엔지니어도 되고, 컴퓨터 디자이너도 돼야 나라가 부강해 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