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시장 머니게임 시대로

■ 아파트 분양열기 고조단기차익 겨냥 신규분양 아파트에 돈몰려 부동산시장에서 단기 시세차익, 유동성 확보 우선의 투자패턴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상품은 신규 분양 아파트와 고정수입이 기대되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특히 신규 분양 시장은 1,000만~2,000만원 수준의 프리미엄만 예상돼도 시중자금이 일시에 몰려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반면 지난 봄에서 여름까지 '묻지마'식 투자로 거품이 우려됐던 재건축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 매매 시장은 9월 이후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 프리미엄 500만원이라도 좋다 올들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대거 유입되는 시중 뭉칫돈은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얻거나 연 8~10%대의 월세수입이 확정적인 상품에만 몰리는 추세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 테러와 보복전쟁으로 인해 경제 전반에 불안심리가 팽배해지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양도소득세와 취ㆍ등록세 감면ㆍ면제 등 각종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다 분양권 전매를 통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또 실수요자들도 집값 오름세에 대한 우려와 낮은 대출금리로 자금부담이 크게 줄자 청약대열에 가세해 분양시장은 더욱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세제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기존 주택시장은 양도ㆍ취득에 따른 비용까지 감안해야 할 뿐더러 유동성마저 떨어지면서 일부 소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 부동산 상품간 자금이동 극심 최근 부동산시장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치고 빠지기 식' 투자다. 투자자금들이 조금이라도 수익이 더 좋은 곳을 찾아 발 빠르게 이동하면서 어떤 상품은 과열, 어떤 상품은 매기조차 일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여름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비춰졌던 강남 일대 재건축 아파트만 하더라도 지금은 매수자를 찾지 못한 매물이 중개업소들마다 쌓여 있다. 토지ㆍ대형 아파트 등 당장의 수익률이 눈에 보이지 않는 종목도 사정은 비슷하다. 수천억원의 부동자금이 몰렸던 잠실 G주상복합, 분당 P주상복합 아파트도 분양초기의 열기와는 달리 분양권시장은 싸늘한 상태다. 떴다방, 가수요투자자 등이 일시에 빠져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앞으로는 시장 상황과 정책ㆍ세제지원 등에 따라 돈이 몰리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종목이 달라지고 같은 부동산 시장 내에서도 자금유입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신규분양 열기는 지속될 듯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신규분양 아파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업계의 관계자들도 선거철로 접어들기 이전인 최소 내년 봄까지는 신규 분양시장의 흐름은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다른 부동산은 시장상황과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성식 엘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부동산도 주식처럼 정부 정책 등 시장재료에 따라 자금이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할 것"이라며 "외환위기 때처럼 부동산가격이 폭락하지 않는 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저금리ㆍ저성장 시대에서 부동산 투자환경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은 마치 게릴라성 호우처럼 국지적ㆍ상품별로 큰 편차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상무는 "투자상담을 하다 보면 실수요자나 투자수요자 모두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부동산 종목별 자금 차별화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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