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뷰] 로펌 ‘세종’ 고문변호사 이종남 前감사원장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는 잘하고 있다고 보며, 이를 계기로 기업의 투명경영과 정치 개혁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노조 등도 화염병 쏘고 강성투쟁으로 나서는데, 한발짝 양보해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가 돼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12일자로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변호사로 영입된 이종남 전 감사원장은 11일 “국내 경제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은 해외로 빠져 나가려 하고 외국인 투자는 주춤거리고 있어 걱정”이라며 “정부와 노조가 심각하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기업들도 비자금 관행을 벗어나 투명경영을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정치권은 자성하고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감사원장(99년 9월~2003년 9월) 시절 공기업 구조조정, 공적자금, 인천국제공항 등 국책사업, 전자정부 추진 등을 집중 감사했으며, 앞서 세종의 대표변호사, 공인회계사 회장 등으로 일하는 등 경제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이 전 원장은 “공기업의 방만경영을 대대적으로 감사할 때 민주노총이 감사중단과 면담을 요구했지만 거절하고 원칙대로 밀고 나갔었다”며 “노조가 사측의 무리한 가압류나 손해배상을 들어 강경투쟁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일견 이해는 가나 지금은 노조나 시민단체의 감시ㆍ견제기능이 강해진 세상인 만큼 국가경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임 전윤철 감사원장의 `정책입안 단계부터 감사원 협의추진` 방침 등에 대해서는 “재직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사계획이나 처리에 대해 일언반구 없이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해줬다”고 술회하며 “감사원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정부 내에서 좋은 의미에서 욕먹는 기관이 돼야 하고, 대형 공사의 경우 설계단계부터 감사를 철저히 하는 등 예방감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전 원장은 공적자금 감사 경험을 들어 “정치권이 공적자금의 성격과 효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당리당략에 치우쳐 정치공세에만 몰두했다”며 정치권의 정책경쟁도 촉구했다. 검찰출신으로 특수수사 통이었던 그는 최근의 검찰 수사와 관련, “국민은 구속수사만이 처벌이라고 생각하고, 언론은 추측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어 검찰이 수사하고 증거가 없어 수사를 하지 못하면 축소은폐라고 치부하곤 한다”며 “퇴임하기 전 송광수 검찰총장이 찾아 왔길래 13대 선조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 必死卽生, 必生卽死(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좌우명을 말해 줬다”고 소개했다. 법률ㆍ회계시장 개방과 관련, 이 고문은 “법률시장은 외국 법무법인이 와도 소송사무에 한계가 있고, 회계시장도 더 개방하라고 외국에서 아우성이지만 IMF라는 타의에 의해 많이 투명해진 만큼 자신감을 갖고 대처하면 된다”고 피력했다. 이 고문은 초대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대형 경제범죄인 이철희ㆍ장영자사건을 지휘했고, 법무부차관ㆍ검찰총장ㆍ법무부장관ㆍ하버드대와 고려대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충무공 관련서적과 족보, 법률ㆍ조세ㆍ경제 관련 귀중 본 등 4,000여권을 모교인 고대에 기증했다. <고광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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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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