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태국, 한국 채권시장 '큰손'

올 들어서만 9兆원 매입… 외국인 보유 잔액의 17% 달해<br>"美·유럽 자본보다 안정성 떨어져 주의해야"

‘태국 자본, 한국채권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다’ 9월 위기설이 진정되는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에서 태국 자본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태국은 최근 정치불안으로 자국 내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태국의 한국 채권 투자 붐은 중앙은행까지 나설 정도로 매우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태국 투자자는 최근 8개월 새 1,088% 늘었고, 올 1~7월 중 외국인 채권 순매수 금액의 45%가 태국 자본으로 채워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유럽ㆍ미국 자본 보다 태국 자본은 안정성 면에서 떨어진다”며 “채권 투자 이점이 사라지면 한국을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 자본, 외국 보유 채권의 17%까지 육박 =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국 투자자는 지난해 12월말 17개에서 올 7월말 202명으로 8개월 새 1,088%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고작 7.9% 늘어나는 데 그쳐 가히 폭발적이라 할만 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특히 태국 자본은 3월부터 현재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면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채권 순매수의 절반 가량을 태국 자본이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1~8월 태국 자본은 총 9조원 가량 채권을 사들이면서 한국 채권 매입 1위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8월 말 현재 외국인 채권 보유 잔액은 51조원. 이 중 태국 자본은 9조원 가량으로 17.4%를 차지하는 ‘큰 손’으로 등장한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태국의 해외 펀드는 물론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타일랜드도 원화 채권을 매수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태국 자본 등 외국 자본의 투자잔액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단 정부 관계자는 태국 자본의 투자잔액이 최대 10조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국 자본 행보에 관심 집중 = 태국 자본의 이 같은 한국 채권 사자 러시는 경제 불안 등으로 자국내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고 한국 채권 투자환경이 상대적으로 고 수익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철수 연구위원은 “재정거래 요인에다 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등의 정책이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호 대외경제정잭연구원은 “태국 자본의 일시 유출 가능성은 전망하기 어렵다”며 “태국 외환보유고가 현재 1,000억 달러를 넘는 등 태국이 경제위기를 맞게 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하지만 태국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달러를 내다 팔고 있고, 인플레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국내 달러 수요가 늘고 있는 게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때문에 태국 자본의 한국 채권 독식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들어 한꺼번에 들어 온 만큼 나가는 시기도 특정 시점에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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