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도요타 "일본서 만들어 수출"

엔약세로 자국 생산비용 부담줄자 현지화 전략 수정<br>유휴 생산설비 활용 '일석이조' 효과도 기대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타가 엔화 약세를 발판으로 일본 내 일부 생산설비를 이머징마켓 수출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 내 생산 단가가 떨어져 비용 부담이 적어진 데다, 생산설비 해외 이전 등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유휴 생산설비를 활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8일 기노시타 미쓰오 도요타 부사장과 인터뷰를 갖고 도요타가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아시아 등 군소 이머징마켓에 대한 현지화 전략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연간 판매 규모 1만대 수준의 이머징마켓에는 현지 공장을 세우는 대신 일본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 차량을 수출한다는 전략이다. 기노시타 미쓰오 부사장은 “상당수 이머징마켓의 시장 규모가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 아메리카 시장이 그런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요가 존재하는 곳에서 차량을 생산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러나 연간 판매 규모가 1만대에 불과한 중소 규모의 시장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노시타 부사장은 “내수 위축으로 과잉 설비 우려가 있는 일본을 수출 거점으로 삼아 군소 이머징마켓의 수요를 충당해 나가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일본의 내수시장은 매우 취약한 반면 미국은 물론 중동 등 기타 이머징마켓의 수요는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도요타가 이머징마켓 수출 전략을 새롭게 바꾼 근본 배경은 엔화 약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10년 전 만해도 일본은 자동차를 생산하기에는 비싼 곳이었지만 달러 당 엔화가치가 120엔을 웃도는 지금은 일본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요타의 자동차 수출 규모는 최근 몇 년 동인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만 253만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5년 보다 24%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본 내 생산차량의 수출 증가는 도요타의 일본 내 전체 차량 생산규모를 전년 보다 10.6% 증가한 419만대로 늘리는데 일등 공신이 됐다. 도요타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127만대로 전년 대비 43%가 급증했다. 도요타는 올해 초 북미 시장 라인 재편의 일환으로 미국 미시시피주 투펠로에 생산공장을 짓고 오는 2010년부터 크로스오버 차량인 ‘도요타 하이랜더’를 연간 15만대씩 생산키로 했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일본 규슈의 생산 라인에 여유가 생겨 이를 이머징마켓 수출기지로 전환한다는 것이 도요타의 전략이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