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관,외국인매도에 적전분열/한전 등 많이파는 종목 골라서 매수

◎“신용많은 중소형 종목 사야” 비난/외수­내수펀드매니저끼리 불화도국내기관들이 외국인의 주식매도를 막는 총알받이로 전락했으며 그나마 적전분열양상마저 보이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은행, 증권, 투신, 보험 등 국내기관투자가들은 외국인들의 소나기 매물에 따른 시장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본격적인 주식순매수에 돌입했다. 지난 20일이후 29일까지 9일동안 국내기관들이 순매수한 주식은 1천7백35억원이다. 이는 같은기간 외국인들의 순매도금액 4천5백58억원의 38.06%에 불과해 외국인들의 매물을 전량 소화해내기에는 역부족인게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기관에 가해지고 있는 비난은 비단 적은 순매수금액 때문만은 아니다. 증권전문가들은 『국내기관들이 주로 매수하고 있는 종목은 외국인들의 주력매도 종목』이라며 『순매수에 돌입한 국내기관들은 시장충격 완화보다 외국인들에게만 좋은 일을 시킨 꼴』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일이후 외국인들의 순매도 상위종목은 한전, LG전자, LG반도체, 유공, 현대건설, 대우증권, 대우중공업 등이다. 같은 기간 국내기관들의 순매수 상위30개 종목중에는 한전, 유공 등 외국인들이 주로 매도한 종목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어차피 한국을 등질 외국인들이라면 이들의 매물을 받아주느니 신용담보부족으로 하한가 반대매도에도 매수처가 없어 거래조차 끊긴 신용과다 중소형주를 매수해야 한다』면서 『이는 중소형주의 매매체결률을 높여 매물이 매물을 부르는 상황을 막아줄 뿐 아니라 장차 주가회복기의 자금 선순환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한 펀드매니저는 『매수후 주가가 하락할 것은 분명한 일』이라며 『차후 주가하락에도 문책당하지 않으려면 매수이유가 그럴듯한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이 뒤탈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중소형 신용과다 종목을 매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외수펀드(외국인전용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와 국내자금만으로 조성된 내국인전용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간의 불화사태마저 빚고 있다. 내국인전용 펀드를 맡고 있는 모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외국인 주식매도요청을 받고 있는 외수펀드 담당자들이 외국인을 핑계삼아 주식을 자발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이는 당장 매수우위를 지켜야 하는 내국인전용 펀드매니저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가하락이 뻔한 상황에서 주식을 파는 것이 수익률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에 일부 펀드매니저들이 외국인을 핑계삼아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말이다. 일부 투신사에서는 펀드매니저간에 고성이 오갔다는 말도 새나오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주식순매수 조치란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비정상적인 조치지만 시장을 지키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조치인 만큼 효과가 극대화될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기관들의 자성을 촉구했다.<최상길 기자>

관련기사



최상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