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거대유통기업 야오한사 도산/무리한 사업확장 화불렀다

◎정부규제 완화 영향/국내기반 약화도 한몫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를 무대로 활발하게 확장을 거듭해 온 유통기업 야오한 그룹의 모체인 「야오한 저팬」이 18일 법원에 회사갱생법 적용을 신청해 사실상 도산했다. 야오한의 도산은 무리한 확장을 거듭한 결과 빚더미위에 앉게 된데다 일본 국내의 유통시장도 규제완화의 와중에서 잠식당하게 된 탓으로 풀이된다. 야오한 저팬의 부채규모는 1천6백13억엔(13억3천만달러)로 일본 유통업계에선 전후 최대규모. 설립된지 25년이 되는 야오한 그룹은 중형 슈퍼마켓 체인점과 대형유통점이 주력업종. 야오한은 아시아 최대의 유통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아래 다국적기업으론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으며 2005년까지 중국내에 1천개의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야심찬 확장전략을 추구해 왔다. 이를 위해 일본 시즈오카(정강)의 본사를 90년엔 홍콩으로, 지난해엔 상해로 옮기는 과감함을 보이기도 했다. 야오한의 상승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이후 일본증시가 하락세를 걸으면서부터.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야오한은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4백억달러규모)를 주식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상환해야 했고 이는 자금사정악화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본정부는 유통업에 대해 대규모 규제완화를 단행했고, 이는 야오한의 일본내 영업기반과 자금사정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말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야오한은 자구책으로 시즈오카지역의 점포 가운데 16개를 매각하기도 했으나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이미 역부족이었다. 지난4월 이후 야오한은 금융기관들로부터 신규대출을 전혀 받지 못하는 처지여서 도산은 사실 정해진 수순이나 마찬가지였다. 야오한측은 앞으로 자구노력 등을 통해 회사경영을 다시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야오한의 자구노력이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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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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