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FRB '일본식 장기불황' 우려 공격적 대응

美실질금리 마이너스…새로운 재앙 될수도<br>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선택폭 좁아 고민<br>월街 전문가들 "기준금리 1.5%까지 내릴것"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미국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었다. FRB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 달러 약세와 이에 따른 국제 원자재 상승 등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물가 상승은 실질 소득 감소를 낳고 마이너스 금리는 저축 둔화로 이어져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갉아먹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가 너무 가파르게 진행돼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과 외환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3차례에 걸쳐 2%포인트 금리인하 단행은 지난 1980년대 말 FRB가 기준금리를 연방기금금리로 명시한 이후 가장 빠르다.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하는 원자재발 물가잡기에 고심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에 앞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펼쳐 나갈지 심각한 고민을 던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지구촌에 새로운 재앙거리를 몰고 오는 독배가 된다는 비난도 나온다. FRB의 입장에서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자칫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우려마저 제기되는 게 미국 경제의 현 주소다. 금리인하가 당장의 경기침체와 신용위기를 막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경우 초래할 시장의 패닉을 감당하기 어렵다. FRB는 물가 상승과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안고서라도 앞으로 당분간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 레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통화 중립 기조를 유지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1.5%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경제가 이제 막 경기침체의 터널로 들어갔고 1ㆍ4분기보다 2ㆍ4분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월가에서는 기준 금리가 적어도 1%대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제로금리 전망도 없지는 않지만 심각한 후유증과 FRB의 한정된 ‘실탄’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다소 낮은 편이다. 이번에 FRB는 시장의 기대치(1%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FOMC가 열린 18일 오전까지만 해도 연방금리선물은 1% 금리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1.25% 인하 가능성도 40%에 달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가 ▦ 인플레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고 ▦ 통화정책만으로 신용위기를 해결하지 못하며 ▦ 시장이 원하는 대로만 행동하지 않는다는 3가지 메시지를 던졌다고 해석했다. FRB는 인플레이션 경고의 수위를 종전보다 높였다. FRB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문구를 이번에 추가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등 2명의 위원이 0.75%포인트 인하가 지나치다며 반대표를 던진 것도 물가억제를 강조하는 매파들의 반발이 거셌음을 의미한다. 월가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리인하 폭과 속도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CNN머니는 “시장기대치보다 낮은 금리인하는 앞으로 인하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은 앞으로 금리인하 폭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