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역의 우리 선박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임무에 들어간 청해부대 7진(충무공이순신함)의 의무참모 장재훈(33) 대위가 아버지의 별세에도 임무를 계속 수행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일 해군에 따르면 장 대위의 아버지 고(故) 장종성(67)씨는 지난달 25일 숙환으로 눈을 감으며 아들에게 귀국하지 말고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고인은 투병 중 아들을 그리워하면서도 임종 직전 "재훈이가 군인으로서, 또 의사로서 당연한 도리를 하고 청해부대 임무에 지장이 없도록 내가 죽더라도 사망 소식을 알리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이런 유언에 따라 장례식이 끝난 27일 오후 장 대위와 안부전화를 하면서 별세 소식을 전했다.
장 대위는 부산에서 출항하기 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임무를 완수하고 귀국하라는 아버지의 당부가 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육군 학군장교(ROTC) 6기로 임관하셨던 아버지는 항상 대한민국 장교였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셨고 청해부대도 그런 아버지의 권유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청해부대장 한동진 대령은 귀국을 권유했지만 장 대위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청해부대원으로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후 귀국해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면서 "부대원 모두가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 곁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도 2일 장 대위에게 위로서한을 보냈다.
장 대위는 지난달 6일 소말리아 해역을 항해하던 독일 상선에 타고 있던 필리핀 선원이 급성 복막염으로 생명이 위독할 때 응급치료를 했던 외과전문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