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채권투매 '급한불' 돈풀어 일단 진화

■ 한은 자금시장 긴급 안정대책국고채발행 물량 5조~6조 시기조절 가능성 한국은행이 12일 긴급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한 것은 지난 11일과 12일의 채권시장 상황이 단기 채권수익률 급등에 따른 채권 투매 사태로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이날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고 13일 긴급 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시장 역시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안정책에 힘입어 채권수익률이 장 초반 급등세에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11일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 충격이 지속되는 모습이었다. ◆ 한은 대책 전체적으로 시장에 자금을 방출하는 방식이다. 시중유동성을 풍부히 하면 시장의 채권매수여력이 늘어나고 이를 통해 시장안정ㆍ금리안정을 도모해보자는 발상이다. 실제 영향은 풀리는 돈의 액수보다 금융당국이 시장안정 의지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한 것이 더 크다. 먼저 한은은 3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1조5,000억원을 12일 시장에 긴급 지원했다. 단기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늘려 쇼크 상태에 빠진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구상이다. 지불준비금도 신축적으로 관리해 시중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한은은 국채 및 국고채 등의 발행물량 조절, 국고채 중도상환 등도 정부와 협의하기로 하는 등 시장 수급안정대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 채권시장 상황 12일 채권시장은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재경부와 한은의 각종 안정대책을 기대하는 루머가 돌면서 채권 수익률이 급등락을 거듭했다. 한 투신운용의 채권딜러는 "단 2일 만에 채권수익률이 0.5~0.6%포인트 움직였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라며 "시장은 아직도 단기급등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한은의 대책발표로 전장후반 수익률이 급락했으나 후장 들어서는 대책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하면서 다시 오르기도 했다. 한 채권 딜러는 "10, 11월 5조~6조원 규모로 대기하고 있는 국고채 발행의 연기 등 물량조절,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급등락에 따른 충격이 이어지겠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투자ㆍ소비부진, 경기부진 등을 고려할 때 다시 한번 채권수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 환율은 왜 떨어지나 외국인들의 주식매수로 인한 달러 공급과 역외를 통한 달러 공급이 주요인이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미 테러 사건의 여파로 9월 순매도를 나타냈으나 10월 들어서는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모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엔ㆍ달러 환율은 119~121엔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국내 원ㆍ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고 그 공백을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대체하는 형편이다. 테러 사건의 여파에 따른 달러 선호 심리로 종가기준 4일 1,313원10전까지 올랐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에 따라 12일 1,300원선을 하향돌파했다. 테러 사건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유명 투자은행들은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권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중국은 튼튼한 내수를 기반으로, 한국은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ㆍ통화정책의 여력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를 권고한다. 물론 일부 투자은행들은 테러 사건의 여파로 전세계적 경기침체를 경고하면서 우리나라 등 신흥시장 위험자산을 매도하라는 권고를 하고 있기도 하다. 9월11일 테러 사건 이후 달러매수에 나섰던 역외세력들이 달러매도로 돌아선 것도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는 국내 시장에는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수와 역외를 통한 달러공급이 환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급격히 환율이 떨어졌다고 본다"며 "1,290원대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지만 1,300원선을 중심에 둔 박스권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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