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통해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할부금융 영업을 시작한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이나 하이마트 등 유통 시장망을 통한 할부 영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유통업의 최대 강자인 롯데가 할부금융업에 진출함에 따라 관련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7월 금융당국에 할부금융업을 등록한 지 1년 만에 전산망 구축과 상품 개발 등 준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할부금융 사업을 시작한다.
카드사가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한 것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세 번째다.
카드업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신용대출이나 수수료 이익이 갈수록 줄어들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카드의 지난 1·4분기 신용판매와 카드대출을 포함한 카드 이용액은 12조6,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0억원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유통 부문에 강점을 지닌 롯데그룹 계열 카드사가 그룹을 등에 업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할부금융 상품 공동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와는 고가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4~36개월까지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키로 논의한 상태다.
롯데카드의 한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 혜택 없이 신용카드 할부로 결제할 경우 24개월 기준 연 금리가 최대 20% 수준이지만 할부금융 서비스로 구매하면 10%대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고가의 제품을 장기간 할부로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이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국내 자동차 할부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롯데카드는 승용차 시장보다는 상용차 시장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롯데카드는 신한카드처럼 전담 에이전시(CA) 조직이 없기 때문에 종합 CA를 통해 할부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종합 CA는 여러 할부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자동차 할부금융 고객 모집 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다.
현재 카드사 가운데 250명 규모의 전담 CA 조직을 갖고 있는 신한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통해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창출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1조9,700억원이며 자산 기준으로 국내 할부금융 시장 점유율 5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