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나리오 경영' 확산

테러이후 기업 위기관리체제 강화 >>관련기사 지난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테러가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기업들의 경영 문화를 크게 바꿔놓고 있다. 특히 국내외 주요 기업들은 테러 이후 한층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비, 상정 가능한 시나리오 별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등 이른바 '위기 관리(Risk Management)'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삼성을 비롯 몇몇 대기업들이 이 같은 분위기를 선도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테러 후 보안강화에 따른 물류 지연 등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련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 해외 동향 테러 이후 세계 주요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비상 사태에 대비한 경영 유연성 확보 문제다. 특히 환리스크 관리 등 기존 분야 외 테러에 대비한 보안체계 확립 등이 기업 경영개선의 중점 추진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특히 민감한 업체들은 다국적 기업들. 이들 기업은 테러 이후 화물 수송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화와 부품 해외조달 전략에 차질을 빚으면서 테러의 후폭풍에 노출된 상태다. 이와 관련,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 타임스는 25일 "제조업의 세계화 추세는 지난 10년간 가장 큰 흐름이 되었지만 공항이 폐쇄되고 통관시간이 10배까지 늘어나는 최근 상황속에 공장을 개도국으로 대거 이전한 다국적 기업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생산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중요 부품 공급은 국내에서 하려는 움직임을 이들 기업들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 해외에서의 경영 방식을 재검토할 것이며 단독진출 보다는 합작 투자 형태를 더욱 활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최근 기업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미국을 필두로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등의 신기업 풍토가 나타나고 있으며 신규채용 대신 아웃 소싱 선호 기업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경영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 국내 상황 삼성ㆍ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미국-아프가니스탄간 전쟁 등 극히 불투명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경영전략을 상시화 하는 등 위기대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전자ㆍ전기ㆍ생명ㆍ물산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토론회를 열고 위기의 징조를 사전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위기관리능력을 높이는 한편 시나리오 경영을 일상화함으로써 불확실한 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LGㆍSK 등 다른 그룹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이들은 특히 장단기 경영전략을 미국의 보복전쟁 강도에 따라 확전 장기화ㆍ중립적 상황ㆍ조기종료 등의 상황으로 나눠 짜고 어떠한 경우든 불요불급한 비용지출을 억제하는 긴축 경영을 할 방침이다. SK그룹 관계자는 "당분간은 유동성 확보와 허리띠 졸라매기로 생존 기반을 다지고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순발력 있게 그때 그때 대처해 나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계사업과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테러이후 최근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최악의 불황을 겪고있는 정보기술(IT)업종뿐 아니라 섬유ㆍ철강ㆍ기계ㆍ유화 등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MP3사업을 중국 블루텍사에 넘긴 데 이어 SK텔레콤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매각하기 위해 두루넷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에 비수익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생존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는 사업정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종기자 고진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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