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차 1,000만대 시대/기고

◎경영합리화로 경쟁력 제고를/임창열 통상산업부 장관자동차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한국의 자동차산업도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60년대의 조립생산단계, 70년대의 국산화단계, 80년대의 대량생산단계를 거쳐 90년대에 독자모델 개발단계로 들어오면서 세계 제5위의 자동차생산국이 되었다. 또한 자동차산업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아져 생산액 기준 9.6%, 수출기준 8.0%, 고용기준 7.5%를 차지하게 됐다. 완성차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부품업계까지 포함시키면 그 비중은 더욱 커진다. ○내수증가 진정추세 그야말로 자동차산업이 국내 제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올해 생산은 전년대비 6.6% 증가한 3백만대, 수출은 전년대비 16.9% 증가한 1백4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반기의 경기침체로 인하여 내수가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인 경기는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더구나 자동차 보유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수요보다는 대체수요위주의 시장이 형성됨으로써 이미 내수 증가세가 진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교통 및 환경관련 차량수요억제정책 등으로 특별한 요인이 없는한 앞으로도 큰 폭의 내수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자동차산업은 최근 2년간 엔화약세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점차 약화돼 왔고 품질측면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많으며 1인당생산대수등의 생산성과 매출액대비 경상이익률등 경영성과에 있어서도 선진국업체에 비하여 열위에 있다. 이러한 경쟁력약화의 원인은 높은 노무비비중및 임금상승률, 취약한 재무구조와 높은 금리로 인한 지급이자부담, 상대적으로 미흡한 연구개발투자와 부품산업의 취약성등 여러가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업계 과당경쟁 지양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경쟁 속에서 우리 자동차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21세기에도 주력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해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도적인 경쟁력강화 노력과 이를위한 정부의 여건 조성및 제도개선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먼저 업계에서는 경영합리화를 실현해야 하고 내수및 해외시장에서의 과당경쟁을 지양하면서 전략적제휴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이와함께 선진국 업계에서 추진중인 플랫폼의 통합, 모델개발기간의 단축, 글로벌 소싱체제구축등 생산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부품업체의 경쟁력이 곧 완성차업체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여 단기적 시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부품의 공동개발, 상호구매등을 업계가 자율적으로 추진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불필요한 규제 완화 업계의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는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여건을 조성하면서 정부의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규제의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힘쓸 것이다. 아울러 외부효과가 큰 차세대자동차및 핵심부품의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다. 또한 경쟁력약화의 주원인인 고비용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인프라의 구축을 통한 물류비용의 절감과 노사관계및 임금안정을 유도하고 해외차입관련 규제의 완화를 통해 자본비용의 절감 및 경영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다. ◎대중교통수단 위주 시설확충/이환균 건설교통부 장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15번째로 자동차 보유대수 1천만대를 넘어섰다. 1903년 고종 황제가 자동차를 들여온 지 94년만이요, 지난 85년 1백만대를 넘어선 이래 불과 12년만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노력해 이룩한 눈부신 경제발전의 결과이다. 동시에 어느 정도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좌표로서 환영할 만하다. ○개별 교통수요 억제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빠른 속도로 늘기 시작한 자동차로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교통체증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과다한 물류비 증가는 우리 상품의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지난 10년간 교통사고로 11만2천여명이 숨지고 3백19만명이 다쳐 2만여 가정에서 자녀를 잃고 5만여 자녀가 부모를 잃는 슬픔을 겪었다. 앞으로도 자동차 보유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에는 2천4백만대에 도달한다고 교통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교통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건설교통부 장관으로서 앞으로 이러한 교통문제가 더욱 가중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자동차 등 교통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걸맞는 도로 등 교통시설을 확충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교통정책의 어려움이 있다. ○도로신설은 어려워 이를 감안할 때 1천만대 시대의 교통정책은 교통시설의 공급을 수송효율이 높은 대량·대중 교통수단 위주로 확충하는 한편 교통수요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불요불급한 개별 교통수요를 감축할 수 있도록 공급과 수요정책을 병행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에 건설교통부는 지하철·경전철을 계속 늘리고 시내버스의 운영방식을 고쳐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중심으로 도시교통체계를 개편해 나갈 계획이다. 또 불요불급한 교통량을 감축하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시간대에 편중된 교통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도록 다각적인 교통수요 관리시책의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우리 국민이 자동차와 더불어 생활한 지가 그리 오래 되지 않아 건전한 교통문화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자동차 1천만대 진입을 계기로 국민들의 교통 행태와 의식도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자동차의 양적 성장에 부응하여 건전한 교통문화가 꽃피울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통해 국민들의 행태와 의식을 전환시키는 데 주력하고 교통안전시설을 확충하는 등 교통사고 감소대책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교육·홍보 주력 이처럼 자동차 1천만대 시대의 진입은 정부와 국민이 교통에 대한 책임을 함께 하는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교통수요관리시책은 경제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내용으로 고통분담 차원에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무엇보다 긴요하다. 더불어 바람직하지 못한 교통행태를 추방하고 건전한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이 정부와 함꼐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성숙한 시민정신의 발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새로운 교통문화·정책수립/정몽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장 이 땅에 처음 자동차가 선을 보인 지 1백여년, 최초의 국산모델이 나온 후 20여년만에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만대를 넘어섰다.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비교적 늦게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 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공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기간내에 자동차 1천만대 시대를 맞게 된 것은 온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 주신 덕분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전 회원사들은 이것이 국민들의 애정어린 성원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1천만대 시대는 거의 모든 가정에 승용차가 보급되고, 국민 모두가 자동차의 혜택을 누리는 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운전면허 취득은 모든 국민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가 될 정도로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동반자가 되었다. 자동차의 보급도 무척 빠른 속도로 이루어졌다. 5백만대가 될 때까지 거의 1백여년이 걸린 반면 다시 5백만대가 증가하는 데는 4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금같은 속도로 자동차가 늘어난다면 2천년대 초반에 2천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경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지난 85년 0.1%에도 미치지 못하던 자동차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8%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부가가치 비중도 10%에 이를 정도로 국가기간산업이 되었으며 자동차와 관련된 세금도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대로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자동차의 기능도 점차 변해 이제 자동차는 문명의 이기로서 단순한 수송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사무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쾌적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따라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계속해서 육성해 나가고 다가오는 자동차 2천만대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교통정책, 새로운 자동차문화를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이다. 자동차산업은 부품만 2만여개, 전자장비와 디자인등 전후방효과를 고려하면 한나라의 국부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산업이다.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개발도상국들도 정부가 자동차산업을 「국가성장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0년에 들어서면 세계 자동차시장은 국제적인 대기업 10여개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이 대열에 참여하지 못하면 국가발전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늘날 세계 10대 기업에 드는 자동차회회사가 하나도 없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아울러 정부의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 하겠다. 곧 자동차 2천만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자동차 2천만대 시대가 되면 1천만대시대와는 달리 모든 것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지금의 도로망, 교통체계와 운영 시스템뿐만 아니라 자동차의 기능과 역할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크게 변할 수 밖에 없고 또한 변해야 하겠다.

관련기사



정몽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