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WTO, 보호주의 확산 제동 나서

제네바 본부서 특별회의

세계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앞 다퉈 차단 막을 치자 세계무역기구(WTO)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TO가 급증하는 무역 장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특별회의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보호주의 움직임이 잘 차단되고 있다”고 진단한 WTO가 서둘러 나선 것은 보호무역 확산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신들은 WTO의 특별 모임을 계기로 각 국이 보호주의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서로를 설득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WTO의 인식 변화는 파스칼 라미 사무총장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라미 총장은 지난 주 연설에서“파괴적인 것으로 증명된 고립주의와 상호 보복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실제 WTO마저 언론을 통해 각국 움직임을 파악할 정도로 보호무역 확산속도는 빠르다. 하지만 WTO가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아직 의회 인준을 받지 못했다는 점도 한가지 이유다. 일각에서는 WTO 같은 국제기구가 존재하고 있어 과거 1930년대 대공황시기 미국의 ‘스무트-할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과 같은 극단적인 보호무역 조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각국의 자국산업 보호나 이로 인한 국가간 무역 분쟁은 가시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관세를 높이거나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가 지난해 11월 이후 무려 28건에 달하며 유럽 연합(EU) 역시 중국산 나사류와 볼트에 대해 관세를 높이고 낙농업자에 수출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탈리아산 생수와 프랑스산 치즈에 보복관세를 검토 중인 미국은 경기부양에 자국산 제품 사용을 의무화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규정까지 만들었다. 인도, 이집트, 브라질 등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EU는 지난 주 집행위원 10명을 러시아에 파견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무역장벽 강화 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앞서 푸틴 총리는 콤바인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입관세를 높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브라질 정부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선진국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경기부양책과 기업구제방안에서 보호무역주의 요소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WTO를 상대로 공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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