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의 맞대결을 자청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 올스타 팀에 뽑혀 미국 대표팀과의 결전에 나선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가 팀장인 게리 플레이어에게 청해 첫날부터 황제 타이거 우즈와 맞붙었다.
최경주는 20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조지의 팬코트 골프리조트링크스코스(파73ㆍ7,489야드)에서 열린 2003 프레지던츠 컵 첫날 포섬(같은 팀 두 명의 선수가 하나의 볼로 번갈아 플레이 하는 방식) 매치 플레이에 스튜어트 애플비(호주)와 짝을 이뤄 이날 6개의 팀 매치 플레이 중 마지막 6번째 경기(현지시간 오후 2시)를 시작했다.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우즈와 지난해 PGA투어 첫 승을 거두며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찰스 하웰 3세.
우즈는 아마추어 시절 매치 플레이 방식의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매치 플레이 통산 20승2패를 기록했으며 올해 월드골프챔피언십 엑센추어 메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매치 플레이에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선수. 화려한 이력답게 우즈는 강한 승부욕으로 플레이를 진행해 나갔다.
최경주와 우즈의 만남은 통산 4번째, 올해로 3번째. 지난해 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 뒤 올해 엑센추어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32강전과 아멕스 챔피언십 2, 3라운드에서도 동반 플레이를 펼쳐 라운드 수로는 다섯번째 격돌인 셈이다.
이날 최경주는 엑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즈에 패한 기억이나 우즈의 카리스마는 잊고 코스 공략이나 애플비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250~300야드 사이에 집중되어 있는 페어웨이 벙커에 걸려 들지 않기 위해 티 샷의 거리보다는 방향에 중점을 두었으며 단단한 그린 때문에 몇몇 홀에서는 아이언 샷을 원하는 지점에 세우는 데 애를 먹기도 했다.
우즈를 보기 위해 몰려 든 구름 관람객 속에서 플레이 해야 하는 어려움도 감수해야만 했다.
이날 비제이 싱(피지)-레티프 구센(남아공)과 제리 켈리-크리스 디마르코의 대결, 어니 엘스(남아공)-애덤 스코트(호주)과 저스틴 로즈-짐 퓨릭의 일전에도 갤러리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편 최경주는 경기 직전 “최근 6주 연속 출전의 강행군으로 피로가 쌓였지만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으며 우즈와의 대결은 팀장에게 자청했던 것”이라며 “역대 전적 1승 3패로 뒤져 였지만 연합국 팀내에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고 전했다.
이모저모
○…남아프리카 최남단 조지 하늘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2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개회식에서는 연합국 팀 6개국과 미국 등 7개 출전 국의 국기 게양과 함께 잇따라 국가가 연주됐다. 최경주는 애국가를 따라 부르며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다.
○…16개국 90개 사에서 몰려 든 475명에 이르는 취재진으로 프레스센터는 북새통.
미국의 유력 신문과 방송사를 비롯, 한국과 호주, 캐나다 등 국제 연합 팀 선수의 국가는 물론 중국과 영국, 핀란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등 출전자를 내지 못한 나라들도 취재경쟁을 펼쳐 대회 열기를 실감케 했다.
<조지(남아공)=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