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모기지론 서민지원 아직 미흡"

주택금융공사 창립 첫 돌<BR>1년간 3兆 판매…전체 169兆 비해선 미미<BR>담보비율·금리 우월 불구 자격요건 까다로워<BR>주택저당증권 발행으로 장기 채권시장 '숨통'

서민들의 주택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주택금융공사가 2일로 창립 1주년을 맞았다. 집값의 70%를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으로 지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3조원이 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국내 장기 채권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까다로운 대출여건 등으로 실제 서민층의 주택마련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선진국보다 낮은 주택담보설정비율(LTV),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좀더 개선돼 할 측면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3월25일 모기지론 판매를 시작, 지난해 말 현재 3조3,320억원어치를 공급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시중 은행들의 모기지론과 비교할 때 담보설정비율이나 대출금리 등에 있어서 우월한 상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공사의 모기지론은 담보설정비율이 70%인 데 반해 시중은행은 40~60%선. 고정금리 방식인 공사 모기지론 금리는 5.95%로 같은 방식의 시중은행 평균치인 6.35%보다 낮다. 박병섭 주택금융공사 유동화관리부장은 “대출금리도 금리지만 시중금리의 영향을 덜 받는 고정금리 방식의 상품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의 만기가 최장 20년에 달해 장기채권 수요에 목말라 했던 국내 채권시장에 숨통을 터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사의 가장 기본적인 설립취지인 서민층의 주택마련에 실제로 기여했는지에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많다. 공사는 지난해 말 현재 21개 금융기관을 통해 3조원이 넘는 모기지론을 판매했지만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의 전체 규모가 169조5,411억원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실적이다. 이는 공사의 모기지론 상품이 대출자격 요건 등에 있어서 서민층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서민층의 주택마련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대출 범위를 넓히고 담보설정비율은 좀더 높이는 등 탄력적인 운용의 묘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사의 모기지론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근저당 담보도 1순위로 설정해야 하며 소득을 기준으로 담보가액 설정비율이 달라지는 점도 ‘서민층’ 이용을 제한하는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다. 또 원리금 균등 상환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선진국이나 시중은행에 비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큰 것도 개선돼야 할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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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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