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회담 성과對北공조·무역불균형등 양국관심사 협력 재확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는 29일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對北)공조와 금년중 한·일 투자협정 체결, 무역의 확대균형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아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은 우선 오는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대북(對北)공조를 재확인했다.
이들은 또 실질적인 경제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무역의 확대균형이 중요하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투자확대와 산업기술협력을 촉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상당한 성과였다. 이들은 특히 두나라 투자협력을 촉진하기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갖추도록 한·일 투자협정 체결 교섭을 가급적 금년중에 타결하기로했다.
양국 정상은 이와함께 오는 7월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선진8개국(G-8)정상회담과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협력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金 대통령이 모리 총리의 이번 방한에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나흘 남겨둔 내달 8일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 총리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도 양국간 우의를 다지는데 같은 맥락이다.
金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한·미·일 3각 공조체제의 틀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측의 확고한 지원을 요청했다.
청와대 황원탁 외교안보수석은 이와 관련,『남북 정상회담과 함께 북·일 수교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일 양국간 대북정책 협조는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이번 회담은 남북한과 일본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이 추진될 것임을 재확인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일본측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일본 여중생 납치 사건 등에 관한 자국의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한국정부가 「충분히 파악하고 있고 이를 염두에 두고 회담에 임할 것」이라는 방침을 일본측에 확인시켜준 것도 대북 정책공조 차원을 해석된다. 특히 모리 총리가 金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일본 입장을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해달라』 주문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국은 또 이번 회담에서 오부치 전 총리 정부하에서의 한·일 양국간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해 나간다는데도 합의했다.
金 대통령 집권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한·일관계가 진전됐던 것은 오부치 전 총리의 대한(對韓) 정책노선이 큰 기여를 했고 모리 총리가 취임초 이를 계승한다고 공언한 이상 모리 총리 정부에서도 오부치 전 총리 때와 같은 양국관계의 지속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양국 정상은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공동 노력을 재다짐했으며 월드컵 공동 개최에 맞춰 기획된 2002 한·일 양국 국민교류의 해를 앞두고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재일 한국인 지방참정권 문제의 연내 해결 방안에 대해 일본 정부의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이번 회담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은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을 구체화하는 방안과 대북정책,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문제를 논의했으나 산업 기술이전과 무역역조 개선 등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한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
입력시간 2000/05/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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