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 SK그룹 오너 일가와 우호세력이 10일 거래소시장에서 시간외거래를 통해 SK㈜ 해외 파킹(임시예치) 지분을 대량 매수하면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최대주주로 재부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주주였던 외국계 소버린자산운용과의 본격적인 표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여 SK의 경영권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계열사와 오너 일가, 우호세력 등은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모두 407만주를 사들였다. 이중 최재원 부사장과 사촌형인 최신원 SKC 회장 등 최씨 일가와 SK건설ㆍSK케미칼 등 계열사들은 310만여주 가량을 사들였으며 나머지는 우호세력 지분으로 추정된다. 체결가는 종가인 1만7,800원으로 총거래대금은 724억4,600만원에 달한다.
또 장외전자거래시장(ECN)에서도 SK 주식 500만주 이상이 대량 거래됐는데 이 역시 우호세력 지분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SK는 시간외거래 지분변동 공시를 통해 SK의 최대주주가 소버린의 자회사인 크레스트증권(14.99%)에서 SK C&C 외 9명(15.93%)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날 SK케미칼과 SK건설은 각각 SK 주식 130만주를 매수했으며 최재원 부사장과 최신원 회장도 각각 50만4,000주, 3만2,000주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의 SK 지분은 2.26%에서 3.28%로, SK건설은 2.37%에서 3.39%로, 최재원 부사장은 0.07%에서 0.47%로 늘어났다. 최신원 회장은 그동안 SK 지분이 없었으나 이번에 0.03%를 보유하게 됐다.
이날 매매된 SK 주식은 SK네트웍스(옛 SK글로벌)가 해외펀드(JASEC) 이름으로 해외에 파킹해둔 1,000만주(7.8%) 중 일부로, SK그룹이 우호세력과 함께 이 주식을 모두 사들일 경우 기존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 C&C 8.63%, 최태원 회장 0.1%을 포함해 SK 지분율이 21.16%로 높아져 소버린의 14.99%를 크게 웃돌게 된다. 여기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지분 10.4%까지 우호세력에 넘길 경우 SK측 지분율은 30%를 초과하게 된다.
<홍병문기자 hb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