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설비투자 내년 상반기 살아난다

한은 "수출늘면 1~2분기후 확대 선순환"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부터 설비투자도 본격적으로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내년부터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수출에 힘입어 경기가 더 탄탄한 회복기반을 다져 소비 등 경제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올해까지 경제순환 과정에서 수출이 늘어나면 1분기 내지 2분기의 시차를 두고 설비투자도 곧 확대되는 추세를 나타냈다. 올 하반기부터 수출이 매달 두자릿수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며 11월에는 월간실적 기준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하자 설비투자도 곧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수출이 증가하면 기업들이 늘어난 제품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기업의 투자심리는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2월만 해도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4.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9월 조사에서는 오히려 8.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수출 늘어나면 1~2분기 후 설비투자도 증가 한국은행이 98년부터 올해까지 수출과 설비투자간의 시차 상관계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출이 늘어날 때 설비투자가 1분기 후 증가할 확률은 83%, 2분기 후 증가할 확률은 70%로 나타났다. 즉 수출이 늘어나면 대개 1~2분기 후에는 설비투자도 거의 예외 없이 늘어난다는 얘기다. 수출은 7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줄곧 두자릿수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0월 및 11월 수출증가율은 무려 24~25%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신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설비투자가 점차 회복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영택 한은 국민소득통계팀 차장은 "설비투자 증가폭이 어느 정도일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설비투자는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설비투자는 최근 들어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분기별 설비투자 증가율은 ▲ 1ㆍ4분기 3.2% ▲ 2ㆍ4분기 7.4% ▲ 3ㆍ4분기 7.7% 등으로 계속 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다. ▶ IT 부문이 설비투자 확대 주도할 듯 최근 수출확대의 일등 공신은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부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설비투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등 IT산업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전세계적인 IT경기 불황으로 관련 업체들의 투자는 크게 위축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출호조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IT 부문의 투자가 전년에 비해 무려 17.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하반기에는 13%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비IT 부문은 설비투자가 5.5% 증가할 것으로 조사돼 상반기(4.7%)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출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알 수 있듯 휴대폰 등 IT 부문이 매출 확대에 힘입어 설비투자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문재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