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출성인` 해마다 급증

경제적 불황과 가족 유대감 약화 등 이유로 집을 나가는 이른바 `가출 성인`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집을 나간 만 20세 이상 성인은 모두 4만7,254명(실종자 제외)으로 전년도 4만5,634명에 비해 3.5% 증가했고 경제적으로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98년 외환위기 때 2만5,170명에 비해서는 거의 배로 늘었다. 성인 가출은 98년 이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여서 99년 3만1,906명, 2000년 3만9,628명을 기록한 뒤 2001년에는 4만명을 넘어 4만3,043명에 달했다. 가출자 수는 경찰에 신고된 사람만 집계됐기 때문에 실제 가출한 사람 수는 경찰 집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소년 가출은 98년 1만5,316명을 기록한 뒤 2001년 1만8,276명으로 해마다 1,000명씩 늘었지만 2002년 1만4,865명으로 급감하고 지난해에는 1만3,374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결국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됐던 청소년 가출은 2002년을 고비로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어른들의 가출은 급격하게 늘고 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생계형 절도가 늘어나는 데서 보듯 경제적 어려움과 이혼율 증가에 따른 가정 불화 등이 주된 가출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혜란 교수는 “외환위기에 따른 문제로 좁게 설명하기에는 지금까지 성인 가출자가 계속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며 “신용불량자양산이 더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신용불량이 가정 불화를 일으키고 결국 빚을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장 이집을 나가 가정을 `보호`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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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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