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이 소버린자산운용과 표대결에서 압승,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최태원 SK㈜ 회장은 조만간 경영 전면에 나설 예정이며, SK 그룹도 계열사별 독립 경영 및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12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의결권 있는 주주의 87.62%(총 1억1,042주)가 참석한 가운데 제42차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신임 사외이사로 회사측이 추천한 조순 전 부총리와 오세종 전 장기신용은행장,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감사위원 겸임), 김태유 전 대통령 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을 선임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당초 예상을 깨고 외국인투자가와 소액주주의 상당수가 SK측 사외이사를 지지, 양측의 표 차이는 거의 20%(60대 40 가량)에 육박했다. 또 신임 사내 이사로는 SK가 단독 추천한 신헌철 SK가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선임됐다.
소버린이 추천한 사외 이사의 경우 SK도 중복 추천한 남대우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감사위원 겸임)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전원 탈락했다.
또 다른 현안인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건이나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등 SK와 소버린이 제안한 정관개정안은 모두 의결권 정족수인 2/3에 미달, 양측의 지배구조 개선안은 모두 무산됐다.
SK 관계자는 “주주들이 SK가 발표한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개선안을 높이 평가가,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정관개정에 실패한 투명경영위 신설이나 사외이사 과반수 이상 등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이행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SK㈜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를 선출이나 투명거래위 신설 등을 논의한 뒤 내주 중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