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은행] 중기대출에 꺾기 물의

11일 금융계 및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제조회사를 설립한 柳모씨는 최근 기계설비 구입자금을 얻기 위해 산업은행을 찾았다. 柳씨가 필요한 돈은 10억원이었지만 산은은 이 가운데 9억원만을 대출해주고 나머지 1억원은 산업금융채권을 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柳씨는 『시설자금은 중소기업은행에서도 대출해주지만 신용보증기금 등의 신용보증서가 필요해 대신 산은을 찾았다』며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꺾기를 그것도 국책은행이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산은은 이에 대해 『최근에는 산금채를 일반매출에서 인수매출 쪽으로 대부분 돌렸기 때문에 그런 일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있더라도 구입한 산금채는 시중에서 현금화할 수 있으며 또 그만큼 대출금리를 낮춰주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산은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기 위해 조달하는 자금은 크게 산금채 발행분과 외화자금이 있다. 이 가운데 산금채 발행분은 기업이나 일반인에게 직접 판매하는 일반매출과 증권사 등을 통해 파는 인수매출로 나뉜다. 일반매출은 인수매출에 비해 현재 0.5%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아 사는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다. 과거에는 대출을 받으려는 중소기업이 일반매출 쪽 산금채를 꺾기로 사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90% 이상 인수매출 쪽으로 바뀌어 꺾기가 거의 없다는 것이 산은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柳씨의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더욱이 문제되는 것은 꺾기를 「기여」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산은의 관행이다. 산은은 대출받는 사람이 대출금의 일부로 산금채를 사는 것을 기여로 보며 기여한 만큼 금리를 깎아주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출받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금리는 어느 정도 반영되겠지만 자금이 묶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담이 된다. 또 비록 산금채를 팔아 현금화가 가능하더라도 산금채를 파는 일은 정상 영업을 통해 해야지 이를 대출과 연계해 판매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한기석기자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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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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