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에 바란다] (2)키드 W. 래빈 KWR 인터내셔널 사장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은 대중주의적 기반을 안고 선출됐으며, 이전 대통령들과는 달리 미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그만큼 노 대통령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이채롭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한국의 신 행정부가 어떤 경제 정책을 내놓을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도 신 행정부는 대외 문제보다 국내 문제에 더 관심을 쏟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선거전에서의 공약이 대통령 취임 후 그의 정책 방향으로 곧장 연결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신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신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경제 및 대외 문제와 사회 및 국내 문제를 놓고 균형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인데, 신 행정부는 이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 경제가 보다 성숙되고 대외에 개방됨으로써 불평등의 심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도 됐다. 실제 숙련되고 잘 교육된 한국의 근로자들은 더 많은 경제 성장의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있어 기업의 경쟁력과 생산력이 재고될 수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에 분명 긍정적 요인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의 역동적인 허브로 발전하려는 한국에 있어 이러한 사회적 요구는 결코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이 인내심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 행정부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의 순위를 밝혀야 하며, 사회적 문제 해결이 외국인 투자 위축 등 국가 경제 전체의 이익 희생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 최근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 속에서도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한국 경제는 일본의 장기침체와 세계 최대 수요처인 미국 시장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견조하고 역동적인 한국 내수시장 덕분이었다. 다만 하반기부터 가계부채가 급증한데다 북한 핵 등 돌발적인 정치적 변수로 인해 한국 경제가 잠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아무리 역동적이고 개혁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시켜 간다고 해도 한국 경제는 아직 세계 경제의 엔진이 되기에는 부족한 듯 싶다. 한국 경제가 더욱 굳건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지식중심적이며, 부가가치 향상을 노리는 성장 전략을 이끌어내야 한다. 기업의 브랜드 전략 제고도 빼 놓을 수 없다. 이러한 요인이 밑바탕이 돼야 중국을 비롯한 신흥 공업국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해외 시장에서 신흥 공업국과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결론적으로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의 기반은 제조업 중심의 생산 하부구조를 향상시키는 차원을 떠나 마켓팅, 금융시스템, 연구개발 등 무형자산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다. 물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대표적 기업들은 이러한 목표들을 잘 수행해 내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무형자산 개발에 소홀하다. 북한 문제도 짚어 볼 대목이다.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국제 문제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미국 정부의 대외 정책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남북 문제에 있어서는 많은 미국인들이 최근 007 시리즈 영화에 투영된 가상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그만큼 대(對)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과 미국간 가치관의 차이는 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신 행정부는 이러한 가치관 차이를 잘 조율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존중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북한과의 긴장 해소에도 힘써야 한다. 이 작업을 통해 컨트리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보다 많은 외부 투자를 유인해야 한다. ■ 약력 키드 W. 래빈(Keith W. Rabin)은 자신의 이름에서 이니셜을 따 `KWR 인터내셔널`이라는 컨설팅회사의 사장으로 20년간에 걸친 컨설팅 현장 경험을 활용, 세계 각국의 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홍보, 기업 설명(IR) 등을 자문하고 있다. 뉴욕 주립대에서 인류학을 전공한 후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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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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