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지난 3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숨겨 리스크 수준을 낮추려 한 의혹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이들 은행은 리먼브러더스가 지난 2008년 9월 파산 신청전에 자산상태를 양호하게 보이기 위해 ‘환매조건부매매(Repo)’ 거래와 관련된 부채를 장부에서 제외시킨 것과 동일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BoA와 씨티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 두 회사가 단기 환매조건부매매를 대출에 포함시키지 않고 자산매각으로 분류해 리스크 수준을 낮춰왔으며 그 규모는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BOA와 씨티는 이에 대해 “이는 단순한 회계오류로 발생한 사고였으며 그 규모도 전체 자산에 비해 경미한 수준”이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러한 의혹은 금융회사들이 자신들의 리스크 수준을 불분명하게 하려는 분식결산 관행에 대한 미 금융감독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고의로 부채사실을 숨기고 투자자를 오도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WSJ는 이들 은행이 의도적으로 부채 규모를 숨기려 한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SEC도 이에 대한 공식언급을 자제하며 이들 은행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