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가 신용카드 대신 직불카드 결제를 추진하고 있어 지난 3개월간 끌어온 카드 수수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미 전점포에서 비씨카드, 월계점과 용산역점 등 신규점에서 LG 및 KB카드를 사용할수 없는 이마트로서는 11월 이후 기존점들이 이들 카드사와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는데다 고객 이탈이 우려되면서 조속히 분쟁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직불카드로 명분과 실리 모두 잡는다= 이마트의 직불카드 도입은 앞으로도 카드 수수료 분쟁이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 아래 장기적으로 이마트의 결제시스템을 신용카드에서 직불카드로 전환하기 위한 첫번째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마트가 직불카드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들의 직불카드 사용이 늘어나게 되면 현재 수수료 분쟁중인 다른 할인점은 물론 다른 가맹점들까지 잇달아 직불카드 가맹 계약을 체결, 직불카드가 새로운 지불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카드수수료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소할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아직까지 직불카드 사용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미 발급된 직불카드수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5,900만장이며 가맹점은 28만곳으로 이마트에서 불씨만 당겨주면 얼마든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까지는 이마트가 취한 실리전략이고 이마트는 직불카드 도입의 명분까지 제시하고 있다. 직불카드는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가맹점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구입한 대금이 고객의 은행계좌에서 가맹점 은행계좌로 즉시 이체되므로 은행계좌 내 잔고 범위내에서만 거래할수 있다.
직불카드의 이런 특성상 자신의 구매능력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만 허용되므로 신용불량자나 소비자 파산 문제 등을 야기하는 신용카드 오남용을 근본적으로 방지, 건전한 소비문화 정착에 기여할수 있다는 게 이마트가 내놓은 명분이다.
◇수수료 협상은 계속한다= 이마트는 직불카드 도입과 상관없이 카드사와의 수수료 협상은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수수료 인상 불가’라는 기본 원칙은 변함없으며 이미 신세계 구학서 사장이 밝힌바 있는 밴(부가가치통신망) 사용 비용을 카드사와 공동부담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결제 시스템의 장기적인 방향은 현금과 직불카드로 가되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를 선호하는데다 직불카드가 확산되는 시점까지는 신용카드도 결제 시스템의 한축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카드업계 기대반 우려반=카드업계도 이마트의 직불카드 사용을 고객이 편의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은행들은 직불카드를, 카드사들은 체크카드를 사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가 직불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함에 따라 고객들의 편의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직불카드 결제를 신용카드 이용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거나 카드 수수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마트가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