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바이코리아" 상승 견인

■ 국내주가 왜 오르나10월이후 순매수 규모 2조… 당분간 매수세 지속 >>관련기사 내년봄 V자형 회복설이 "사자" 부추겨 서울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1조3,954억원을 순매수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에서 연속 4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연속 26일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6일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은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해왔음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반면 고객예탁금은 이달 들어 8조~8조2,000억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달 9,42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하다 이달 들어 7,069억원 순매수로 반전했지만 매수우위 지속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는 주식시장이 미국 테러 이전의 주가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순매수를 지속한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컸던 반면 기관투자가나 개인투자자들은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 현재 주식시장을 시중 부동자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장세로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외국인에 의한 유사 유동성 장세로 보여진다.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난 한달 동안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에 의한 유동성 장세였다고 보는 시각이 정확하다"며 "이미 테러 이전의 주가 수준을 회복한 시장이 급락할 가능성은 적지만 당분간은 외국인들에 의한 기간조정 가능성이 큰 만큼 현금비중 확대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외국인의 매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의 매수세는 다분히 이머징마켓에서 한국 시장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어도 '사자' 자체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의 외채문제와 경제불안도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테러 사건 이후 전세계적으로 실시된 금리인하와 재정부양책도 외국인에 의한 잉여유동성 장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석중 교보증권 리서치담당 상무는 "테러 사태를 전후해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 실물경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는 상황에 과잉 공급된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용선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과 4월 랠리 당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조5,000억원선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랠리에서의 외국인의 매수가 좀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심사는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가 대세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냐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중 부동자금이 기관을 통해 시장에 유입돼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9,000억여원의 순매도로 일관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번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으나 매수 타이밍을 이미 놓쳐 기간조정을 거치기 전까지는 큰 폭의 순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기간조정 거치면 매수 확대 바람직 일단은 기간조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분도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시장의 핵심적인 상승 모멘텀은 경기회복이지만 아직까지 경기회복 조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그동안 낙폭과다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로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다면 당분간 기간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간조정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현재 지수는 매물벽에 부딪쳐 있지만 일단 200일선이 포진해 있는 560포인트가 1차 지지선으로 작용해 큰 폭의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볼 때 2차 지지선은 552포인트(5일 이동평균선), 3차 지지선 534포인트(20일 이동평균선)로 분석된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주가는 3차 지지선 부근까지 하락한 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에 의한 유동성 장세에 참여하지 못했던 기관투자가들과 개인투자자들이 지수 하락시 매수 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만간 1조2,000억원 규모의 연기금 자금이 주식매입에 투입될 것으로 보이며 장기증권저축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점차 몰리고 있어 종합지수 하락시 기관투자가들의 매수폭 확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일단은 외국인들의 매매추이를 살피면서 현금비중을 확대하되 종합지수가 54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 매수폭을 늘리는 투자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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