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조업 설비투자 여전히 부진

상반기 정보통신등 서비스업이 주도…하반기 투자여력도 낮아


올 들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전반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제조업 설비투자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이 외환위기 이후 보수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벌어들인 돈으로 은행 빚을 갚는 데 주력할 경우 성장잠재력 둔화가 우려된다. 7일 한국은행ㆍ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서비스업이 올 상반기에 연간 투자액의 3분의1가량을 집행한 반면 제조업은 절반 가까이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에 따르면 통신ㆍ유통ㆍ숙박ㆍ건설은 상반기 설비투자 진척률이 각각 32.3%, 36.3%에 불과했다. 제조업은 45.8%에 달해 추가적인 투자여력이 작은 실정이다. 특히 최근의 내수회복세까지 감안하면 올 하반기 설비투자도 서비스업ㆍ내수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국내 설비투자가 지난 200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2분기 연속 10% 이상 늘었지만 제조업의 성장활력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산은이 7월 150대 주요 기업을 조사한 결과 비제조업의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18.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제조업은 3.7%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전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보다 7.6%, 서비스업은 17.3% 늘어난 반면 제조업은 1.6%에 그쳤다. 더구나 올 상반기에 제조업의 투자 진척률이 서비스업보다 높았는데도 전체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낮아지고 있다. 실제 제조업용 자본재 출하는 올 1ㆍ4분기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에 그쳤고 2ㆍ4분기에는 오히려 0.4% 줄었다. 김성자 한은 국민소득팀 조사역은 “올해 상반기에 금융권의 현금자동인출기(ATM), 통신업체의 정보기술(IT) 투자가 대폭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서비스업이 설비투자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면 올 2ㆍ4분기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는 53조9,000억원, 자금부족액(조달액-운용액)도 32조8,000억원에 이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저조한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막대한 자금이 중소기업 운용자금, 비제조업체 설비투자 등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주력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넘어갈 단계가 아니다”라며 “제조업의 설비투자 부진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 가속화, 자본수익률 저하, 신수종 사업의 부재, 성장잠재력 후퇴 등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