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돌이 거꾸로 흐른다

제3보(37~52)


흑37을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백에게 가의 쌍호구 연결을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흑41까지 일단락인데 백은 하변쪽 2점을 희생타로 하여 우하귀를 기분 좋게 지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하변의 흑진도 상당히 공고해졌지만 아직도 약간의 뒷맛이 남아있다. 백이 나로 움직이는 수단이 있는 것이다. 백42가 논란을 부른 수였다. “마치 상대가 써먹은 수법을 그대로 써서 상대를 야유하는 것 같은 수순입니다만 돌이 거꾸로 흐른 느낌입니다.” 콧수염으로 유명한 가다오카 9단의 말이었다. 좌상귀에서 흑이 둔 수순과 똑같은데 거꾸로 흘렀다는 것은 무슨 얘기일까. “지금은 백이 우상귀의 실리에 연연할 때가 아니거든요.” 가다오카 9단이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흑이 2에서 10까지 살면 백은 상변을 11로 벌린다는 것. 우변과 상변이 훤칠하게 개척된 모습이다. 흑이 참고도2의 6으로 움직이면 백7이 대세점이 되어 역시 백의 만족이다. 상변은 11로 지키는 것이 이런 형태의 급소. 사토루가 52로 끼웠을 때 둔 장쉬의 한 수가 검토실의 절찬을 받았다. 그 수가 어떤 수였을까. 힌트는 응수타진의 수였다는 것. 그 수를 알아맞히면 정말 고수의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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