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조계 탐방] 3.대검 중수부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송광수 검찰총장 취임이후 나라종금 로비의혹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나선 중수부는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ㆍ염동연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어 최근에는 한광옥 민주당 최고의원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까지 소환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전ㆍ현직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해서 서슬 퍼런 중수부의 칼날을 비켜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흔히 중수부로 일컬어지는 대검 중앙수사부는 고위 관료와 정치인들이 연루된 이른바 `권력형 비리사건`을 주로 다룬다. 지금의 이름으로 설립된 것은 5공화국 출범 직후인 81년 4월로 거슬러올라간다. 중수부의 전신은 61년 세워진 대검 중앙수사국이다. 일반 경제범죄 및 공안사건 등을 함께 취급하다 62년 2월 수사국으로 개칭된 뒤 다시 73년 1월 특별수사부로 개편됐다. 20여년 넘는 세월동안 중수부가 보여준 활약상도 눈부시다. 이철희ㆍ장영자 사건을 필두로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 사건, 5공비리 수사 등이 중수부의 작품이다. 전두환 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도 대검 중수부에 의해 줄줄이 구속됐다. 김현철씨와 김홍업씨 등 `대통령의 아들`들 역시 중수부의 손으로 법의 심판대에 올렸다. `성역`이 따로 없는 셈이다. ◇사정의 사령탑, 안대희 부장=흔히 대검 중수부장을 `사정의 사령탑`으로 부른다. 현재 사령탑은 `강골`로 통하는 안대희(사시17회) 부장. 그는 대검 중수1,2과장과 서울지검 특수2,3부장 등 특수부와 관련된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검찰에서 손꼽히는 `특수통`으로 성장했다. 특수1부장 시절에는 주가조작과 무역어음 사기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을 수사, 경제범죄에 관해서도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 DJ 정부에서 한직에 머물다 이번 인사에서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연수원 동기로 요직에 올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대언론 브리핑을 맡고 있는 문효남(사시 21회) 수사기획관은 대검 마약과장과 서울지검 강력부장 등을 거쳤다.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이지만 걸어온 길은 상당히 거칠다. 사비비 종교단체인 `천존회` 사건과 고문기술자 이근안 수사, 오대양 집단변사 사건 등을 서울지검 강력부장 시절 총지휘했다. 2000년에는 연예인 마약수사를 통해 마약통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겸손하고 친절한 태도로 선ㆍ후배 사이에 신망이 높다. ◇중수1,2과장 사정의 싱크탱크=중수1과장인 남기춘(사시25회) 검사는 남다른 `강력부 사랑`으로 정평이 난 인물. 강력부의 창설 멤버이고 조양은을 구속했던 남 과장은 타부서로 이동할 기회가 있을 때도 강력부 잔류를 고집할 정도였다. 항명파문으로 면직처분을 받은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의 변호를 맡았던 이종기 변호사의 고종사촌 동생으로도 유명하다. 유재만(사시26회) 2과장은 법무부 검찰3과, 4과장을 거친 기획통이다. 그는 서울지검 특수3부 시절 DJ정부 인수위원회의 정책분과 행정관으로 파견되고 2001년부터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사정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사시27회 출신인 조두영 컴퓨터수사과장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다. 서울 출신의 조 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새롭게 부상한 `연세대 검찰 인맥`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중수3과장, 나라종금 수사의 야전사령관=나라종금을 포함한 공적자금비리 수사를 최일선에서 지휘하는 김수남(사시26회) 중수3과장은 특별수사지원과장인 홍만표 검사와 함께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했던`한보 드림팀`의 일원이었다. 김 과장은 판사에서 검사로 변신한 색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지검에 처음 발령받은 후 1년만에 특수부 검사로 발령받을 정도로 수사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 시절에는 경마비리를 파헤쳐 `경마수사의 원조`라는 별명도 얻었다. 최근 나라종금 수사에 긴급 투입된 홍만표(사시27회) 과장은 진승현ㆍ이용호 게이트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특수통`.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 시절 대선배인 신광옥 전 차관을 직접 조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한보사건과 전두환ㆍ노태우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수사에도 참여했다. 나라종금 재수사의 주임 검사인 조은석(사시 29회) 검사는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유력 정치인이 연루된 `경성 비리`와 신동아그룹 외화 밀반출 사건을 수사했다. 수원지검 특수부 근무 때는 DJ 정부에서 유일하게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시켰으며 `벤처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의료장비 전문회사 메디슨의 이민화(49) 전 회장을 구속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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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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