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감사 폭풍 몰아친다

임직원 비리예방 차원…부패방지委추진삼성에 감사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번 감사는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상시화되면서 일부 임직원들이 '한탕'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비리의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은 전자ㆍ금융 계열사의 명예퇴직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한편 문제인력 퇴출을 통한 자연스런 구조조정 효과를 노리고 있다. 26일 삼성 구조조정본부에 따르면 최근 자금전문가인 P상무를 그룹의 '윤리경영' 책임자로 선임한데 이어 부패방지를 위한 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삼성은 직원들의 승급 및 중도 입사자 교육에서 '삼성 헌법'으로 불리는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구조본 경영진단팀 주도로 전 계열사별 정기감사 계획을 세우는 방법으로 비리와 사고를 예방ㆍ적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은 또 구매ㆍ투자ㆍ마케팅ㆍ매각ㆍ분사 등 모든 경영활동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패 문제를 매뉴얼화해 집중 점검키로 했다. 특히 전자ㆍ물산ㆍ중공업 등 최근 수익이 악화되거나 사고가 발생한 계열사에 대해선 고강도 감사에 나선 상태다. 전자의 경우 서울 본사 뿐 아니라 수원ㆍ기흥ㆍ광주 등 공장과 협력업체에까지 감사인력을 투입하는 대대적인 감사를 펼치고 있다. 일부 협력업체의 경우 회계장부와 개인 수첩까지 수거당하는 수모까지 겪고 있다. 삼성은 올해초 삼성언론재단 직원의 기금횡령 문제와 관련, 삼성증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한데 이어 건설현장의 사고를 문제삼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대한 감사를 벌여 적발된 직원들을 징계했다. 최근에는 모 계열사의 직원이 평일에 '골프 접대'를 받은 것이 적발돼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삼성은 특히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 추석을 앞두고 임직원들의 금품수수 등을 방지, 적발하기 위해 암행 감사활동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전자ㆍ금융ㆍ기타 부문 사장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부정부패 방지를 강조한데 이어 이학수 구조본부장에게 비리 척결을 추진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물산의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유휴지 입찰 로비 의혹, 중공업의 아파트 사기분양 의혹 등 최근 잇따른 비리 사고로 세계일류 기업으로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번 감사는 '삼성맨'으로서 로열티를 조직 전반에 불어넣고 문제 조직 및 직원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 초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에 들어간 삼성이 다시 한번 '윤리경영'을 추진하면서 재계 전체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LG는 기업내 비리가 일어나기 쉬운 구매 분야의 공정거래를 위해 각사별로 원자재ㆍ부품ㆍ상품 등의 구매 전 과정을 인터넷상에서 진행시키는 '인터넷 비딩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도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준법감시인(CCOㆍChief Compliance Officer) 조직을 신설, 감사방식을 사후적발에서 사전예방 위주로 전환했다. 또 현대건설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이버 감사실'을 오픈해 회사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관계자, 일반 고객들도 여기에 접속, 업무와 관련한 회사 임직원의 비리ㆍ부조리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건설도 이달초 업계최초로 '공정문화팀'을 설치, 사내 부서 및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대형공사 현장 실사, 공정거래 감사 등을 추진 중이다. 고광본기자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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