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은 22일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안정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충청권 부동산 담보대출이 부실화될 수도 있어 금융권은 리스크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충청권 대출을 점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 부동산대출을 급격히 늘려왔던 저축은행 등 지역 금융기관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증시, 3일 만에 상승 반전, 원ㆍ달러 환율도 안정=
주식시장은 이날 헌재의 결정에 따른 충격을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7.54포인트(0.92%) 오른 828.17포인트로 마감, 전일 헌재 판결에 따른 하락폭을 하루 만에 만회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1.02포인트(0.28%) 상승한 359.27포인트를 기록, 사흘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번 헌재 결정의 파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였던 건설과 은행업종도 오름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원ㆍ달러 환율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0전 내린 1,140원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당국, 충청권 부동산대출 모니터링 강화=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인 것과 달리 금융당국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 대전ㆍ충남본부는 지역 은행들의 경우 지난 2002년 말 이후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이 시가의 60% 수준에 이르고 있어 가격이 급락하면 대출상환 압박과 함께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기업대출 가운데 서비스업 대출비중이 50%에 달하고, 특히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이 2000년 1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3년7개월 사이에 3~4배로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부동산 경기위축에 따른 대출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간부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충청권 담보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금융권, 리스크관리 강화=
은행권은 수도이전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충청권 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담보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로 하는 등 위험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 충청권을 중심으로 시행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체의 분양률을 점검하는 한편 충청권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올 연말에 6개월 경락률을 기준으로 제시되는 부동산 담보대출의 담보가액을 재산정할 때 충청권의 경우 올해 상승한 지가 부분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충청은행과의 합병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충청권 여신이 많은 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행정수도 이전예정지 관련 기업ㆍ가계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재심사도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