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월요초대석]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

"중소무역업체 사기 진작 힘쓸것"<br>각종 인력양성사업, 구인난 해소 채널 활용<br>올 수출 3,000억弗달성땐 대대적 축하행사<br>정부에 칭찬할건 하고 부족하면 쓴소리도 할것


[월요초대석]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 "중소무역업체 사기 진작 힘쓸것"각종 인력양성사업, 구인난 해소 채널 활용올 수출 3,000억弗달성땐 대대적 축하행사정부에 칭찬할건 하고 부족하면 쓴소리도 할것 대담: 김형기 산업부장 kkim@sed.co.kr 정리=김홍길기자 what@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관련기사 • 이희범 회장, 취임한달 근황은 “무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겠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원ㆍ달러 환율 변동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일찌감치 비상에 들어갔다. 이미 상당수 중소 무역업체들은 환율 하락여파로 적자 수출에 직면했으며 심화되는 경영악화 속에서도 이를 타개해갈 묘안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 정부 산업정책의 최고책임자(산업자원부 장관)로서 무역수지 관리를 담당했으며 지금은 무역업계 수장으로 변신해 민간단위의 교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이희범 무역협회 신임 회장을 만났다. “지금 정부가 무역업계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또 무역협회는 정부가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는 이희범 회장은 “커다란 단위의 수치관리도 중요하지만 지금시점에선 지방 무역업체와 중소 무역업체들로 이뤄진 ‘한국무역의 풀 뿌리’가 강건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1시간여 진행된 회견을 통해 이 회장은 “정부가 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 것이며 부족한 부분에는 쓴 소리도 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한ㆍ미 FTA협상, 무역업계 양극화 해소 방안’은 물론 ‘임기 3년 동안 펼칠 장단기 플랜’을 거침없이 쏟아 냈다. -무역협회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먼저 축하 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 교역여건은 환율급락으로 불안한 상황입니다. ▲그렇습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율불안, 원자재 확보난, 블록화와 지역주의 등 안팎으로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특히 연초부터 중소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와 환리스크 위험 증가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수출보험공사 등 타 기관과 협력해 중소 무역업체들이 환변동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협회에도 여러 기금이 있는데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접점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외환당국도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해외유전개발, 수출용 원자재 수입 등에 적절히 활용해 원화 절상 압력을 완화해줬으면 합니다. -회장께서는 무역활성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이 무엇이라고 판단하십니까. ▲지금 우리 무역업계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환율불안, 고유가 및 시장개방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중소 무역업체들입니다. 이들이 대외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것입니다. 무역협회에서 수행하는 청년무역인력 양성사업, IT전문인력 양성사업, 산학연계 인력양성사업 등을 중소무역업계의 인력난 해소 채널로 활용하는 것도 중장기 해결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협회가 보유한 유무형의 무역 인프라를 통해 중소 무역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정부 역시 무역 양극화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회원사들의 고충과 의견을 취합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인력확보, 해외시장 개척 등을 겨냥한 활성화 정책을 건의할 생각입니다. -무역인들의 사기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무역업계는 현재 안으로는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밖으로는 지역주의로 인한 블록화와 각국의 자국산업 보호조치에 따른 통상마찰 문제 등으로 많은 난관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우선순위에서 한 발짝 뒤 처진듯한 모습입니다. 이 때문에 임기동안 범국가적으로 무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고 무역인들의 사기를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올해 우리 수출은 3,000억달러, 무역규모는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수출 3,000억달러 및 무역 6,000억달러 달성 축하행사를 산자부 및 유관 기관들과 대대적으로 개최해 수출기업과 무역인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직전 산업자원부 장관직을 수행하셨다는 점에서 무역협회와 산자부의 관계 형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아듣겠습니다. 협회로 오니까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정부에 쓴 소리 할 거냐’였습니다. 정부에 쓴 소리만 하는 것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가 잘한 게 있으면 박수도 쳐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 일하다 보면 (공무원) 자신들은 정작 중요한 일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이때 주변에서 잘 했다고 박수를 쳐주면 얼마나 신이 나겠습니까. 민(民)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하고 관(官)은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무역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함으로써 무역과 경제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산업자원부가 무역협회에 바라는 사항들을 제가 잘 알고 있는 만큼 협회와 정부 특히 산자부와의 관계는 크게 우려할 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대목에서 이 회장은 주변의 평가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파괴력 있게 무역협회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무역업계의 당면 현안 가운데 하나가 한ㆍ미간 FTA 추진입니다만 최근 미국측의 요구수준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미 FTA 체결로) 수혜를 볼 수도 있고 피해를 볼 수 있지만 하지 않았을 경우 피해는 더 크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입니다. 중남미 교역중심국으로 자리매김한 칠레는 45개국과 FTA를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겨우 3개국에 불과합니다. 세계가 갈수록 블록경제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정도 수준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한ㆍ미 FTA 협상 체결은 무역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협회를 포함한 민간차원의 협상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나아가 기업인에 대한 미국비자 면제 협정도 조기에 체결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실세 회장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정부 출연기관인 코트라와의 통합론이 수면위로 올라오는 듯합니다. ▲아이구 별말씀을요. 무역협회와 KOTRA는 설립 근거와 주요 기능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무역협회는 무역업체들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거나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일을 합니다. KOTRA는 기업의 해외마케팅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역할입니다.(이 회장은 두 기관의 관심대상과 활동영역이 다르다는 점에 보다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서로 보완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두 기관은 서로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재임기간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다시 강조하지만 중소 무역업체들의 사기진작에 주력하겠습니다. 독일ㆍ일본ㆍ네덜란드 등 경제 선진국의 경우는 한 두개의 스타 기업이 아닌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 경제도 그들만큼 탄탄한 구조를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무역협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우리 경제의 빈 곳을 채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대접 받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을 위한 사업에 주력하겠습니다. 해외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보다 많은 우리의 중소기업들을 해외시장에 소개하고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해외시장 개척사업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훌륭한 무역인 양성을 위한 교육사업에도 더욱 노력할 것이고요. 더불어 한ㆍ미 FTA의 성공적인 타결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분명히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대승적 견지에서 국민들이 합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욕심이 굉장하십니다. 산자부 장관시절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궁금합니다. 마지막 답변을 부탁 드립니다. ▲노사문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했던 노사 로드맵을 완성시키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돌아보니 산자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과거 19년 동안 해법을 찾지 못했던 원전 수거물센터 부지확보 문제를 풀었고 세계화상대회를 개최했으며 2015년 국민소득 3만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한 2015 산업발전전략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많은 일을 해냈더군요. 이쯤으로 답변을 대신하지요. 입력시간 : 2006/03/26 16:45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