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4번째 그린 재킷에 도전하는 타이거 우즈는 대회 첫날 지독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우즈의 불운은 13번홀(파5)에서 시작됐다.
이곳에서 빠르고 경사가 가파른 그린에서 이글 찬스가 졸지에 보기로 바뀌는 황당한 일을 당한 것.
강력한 티샷에 이어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이글 찬스를 잡은 우즈는 내리막훅 라인 퍼팅을 시도했다.
홀을 따라 흐르던 볼은 다소 강한 탓에 홀을 지나자 급경사를 타고 그린 밖으로굴렀고 결국 그린 앞의 '래의 개울'에 빠지고 말았다.
물속에서 4번째샷을 칠 수도 있었지만 우즈는 벌타를 받고 처음 퍼트했던 지점에서 다시 퍼트에 나섰고 파세이브에는 실패했다.
우즈의 불운은 이어진 홀에서도 계속됐다.
14번홀(파4) 버디 퍼트가 아슬아슬하게 홀에 걸렸고 15번홀(파5) 이글 퍼트도 홀을 살짝 비켜나갔다.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하던 우즈는 1번홀(파4)에서는 잘 맞은 아이언샷이 깃대를 맞더니 뒤로 굴러 벙커로 빠지는 황당함을 겪어야했다.
우즈는 끝내 화를 참지 못하고 클럽을 내던지며 신경질을 냈고 결과는 벙커샷이 길게 떨어져 1타를 더 잃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평정심을 잃은 우즈는 2번홀(파5)에서 잘 맞던 드라이버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연출했고 4타째까지 한번도 페어웨이를 밟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우즈는 이 홀에서 먼거리 파퍼트를 집어넣어 한숨을 돌렸다.
=노장 캐스퍼, 파3홀에서 14타만에 홀아웃= 0...1970년 대회 우승자 빌리 캐스퍼(73)는 16번홀(파3)에서 무려 14타만에 홀아웃하는 곤욕을 치렀다.
캐스퍼는 첫 티샷을 물에 빠트린 뒤 4번의 샷을 모두 물에 집어넣었고 6개째 볼을 겨우 그린에 올렸다.
물에 빠질 때마다 쌓인 벌타 때문에 6차례 샷을 했을 뿐이지만 이미 타수는 11타에 이른 캐스퍼는 설상가상으로 3퍼트까지 저질렀다.
1950년 허먼 배런이 세운 16번홀 최다 타수 기록(11타)을 훌쩍 넘긴 캐스퍼는 34오버파 106타로 1라운드를 마감, 1956년 찰스 컨클의 대회 18홀 최다타수(95타)도경신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편 캐스퍼의 이날 스코어 때문에 논란이 됐던 '역대 챔피언 평생 출전권'이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전망.
마스터스는 역대 챔피언에게는 평생 출전권을 보장하고 있으나 60세를 넘긴 '노인'들이 성적에 관계없이 경기를 치르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여론에 따라 지난2002년 70세를 넘긴 3명에게 "이제 그만 출전해줬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캐스퍼도 이 편지를 받았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한편 아놀드 파머는 "경쟁도 안되는데 경기에 자꾸 나설 수 없다"며 출전을 포기해 캐스퍼와 대조를 이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