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수필] 벤처대란설의 明暗

[경제수필] 벤처대란설의 明暗요즘 벤처대란설과 닷컴위기설이 나돌면서 엄청난 규모의 벤처기업들이 부침(浮沈)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얘기들이 확산되고 있다. 관계기관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벤처기업의 71.7%가 위기론에 동의한다는 것이며 『이대로 가다가는 벤처기업의 대규모 몰락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극단적으로 말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만나본 벤처업계의 관계전문가와 경영인들은 태평한 모습들이다. 위기설이나 대란설은 과장된 것이라고 한결같이 말하고 벤처기업들 그 자체는 이미 프리미엄으로 받아놓은 돈들이 많아서 쉽게 쓰러지지도 않게 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림위즈의 이찬진 사장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원래 다산다사(多産多死)하는 것이 벤처기업이고 미국에서도 1년에 4,000개의 벤처기업이 생겨나고 또 4,000개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미국의 벤처기업 성공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우리의 경우도 그와 비슷할 것이라고 예고되지 않았었느냐는 것이었다. 바꿔 말하면 벤처기업의 90%는 망한다는 것이 상식이고 그와 동시에 망한 만큼의 또다른 벤처기업이 탄생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벤처열풍에 따르는 그동안의 과열과 거품이 제거되는 중이라고 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벤처의 옥석(玉石)이 저절로 가려지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는 전문가들이 대부분이었다. 『실한 것은 살아남아 더 발전하고 시원치 않은 것은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만 과열됐을 때 너도 나도 무분별하게 「묻지마 투자」를 한 사람들이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그런 면에서는 벤처대란이라는 말대신 묻지마 투자자들의 대수난이라고 해야 할 듯한 뉘앙스였다. 낙관론이든 비관론이든 수많은 벤처기업의 부침이 거듭되는 동안 그 밑바닥에서는 TV에서 보는 「동물의 세계」처럼 먹고 먹히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냉엄한 법칙이 전개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외국계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활동이 근래 활발하다는 소식이다. 국내 벤처캐피털 회사들은 벌써 투자자금이 고갈됐거나 위기설에 눌려 위축된 반면 외국계는 지금이야말로 좋은 것들을 골라잡아 투자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막말로 외국계가 헐값으로 독판칠 것같은 느낌마저 든다. /金容元(도서출판 삶과꿈 대표)입력시간 2000/08/22 17:5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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