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변화 주도할 이석채맨 전진배치… '올레경영' 2막 연다

■ KT 대규모 임원인사·조직개편<br>스태프포함 3,000명 영업전선 투입<br>스마트폰·결합상품시장 선점 노려<br>신성장동력 발굴 전담조직도 구성

이석채 KT회장


공룡 KT에 대한 이석채 회장의 개혁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6,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특별 명예퇴직 형식으로 내보낸 것을 신호탄으로 상무보급 명예퇴직, 경영진 물갈이, 지사 통폐합 등 KT를 '통째'로 바꾸기 위한 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17일 단행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이 회장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이뤄진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KT로의 도약을 선언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표현명 개인고객부문장, 서유열 홈고객부문장의 전면 등장은 이석채호(號)가 세대교체를 통해 본격 출항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표 사장과 서 사장은 이 회장 취임 초부터 변화•혁신을 주도하고 '올레(Olleh) 경영' 정착을 뒷받침한 이석채맨으로 분류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 1년 동안의 혁신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장의 경영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들의 전진배치는 올해 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고 올레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개혁을 거세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명쾌하다. '변하지 않으면 KT의 미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금도 국민들에게 KT는 '늙은(old) 공룡' 이미지가 강하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높을 뿐만 아니라 민영화됐지만 공기업 시절의 타성도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직원들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고 놀고 있고 잘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도, 못하는 사람에 대한 벌칙도 없다. 앞으로 이러한 일은 단절돼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지난해 1월 공룡 KT를 맡은 이 회장은 KT•KTF 합병을 성사시키고 윤리경영, 상생경영, CI변경, 비전발표 등 숨돌릴 틈 없이 변화ㆍ혁신을 추진했다. 지난해가 KT변신의 '1막'이었다면 최근의 움직임은 '2막'의 시작인 셈이다.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조차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다. 그러나 이 회장은 "현재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뜻이다. 그래서 KT의 개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앞으로 KT가 어떤 변신을 거듭할지는 올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현장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그것이다. 이 회장은 임원회의 때마다 "직원들은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 영업을 알아야 수뇌부도 될 수 있고 현장과 동떨어진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등 현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KT는 700명의 스태프(지원인력)를 포함해 모두 3,000여명을 추가로 영업전선에 배치하고 특히 상무보급과 부장 등을 대거 현장에 내보내기로 했다. 이는 영업력을 갖춘 정예인력을 중심으로 영업전선을 강화, 애플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격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 쟁탈전과 결합상품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통합LG텔레콤 등 경쟁업체와의 빅매치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장 포화상태에 직면한 통신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신성장사업을 찾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개편에서 각 사업 부문 산하에 신성장동력 발굴을 전담할 FIC조직을 새로 만든 것은 그 시작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규 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B2B(기업)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고객 부문 지사를 대폭 조정한 것은 전열을 재정비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B2B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예상된다. 이미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확실히 하고 서열식 인사·직급제도를 폐지했다. 이번에 각 지사에 변화ㆍ혁신의 전도사 역할을 수행할 변화관리팀(CA)을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일하는 방식을 시스템화해 시스템이 움직이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이 회장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이 회장의 개혁이 공룡 KT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동통신시장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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