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후진타오 방미 앞두고 美·中 신경전 가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양국이 주요 현안마다 칼날을 세우는 등 협상우위 선점을 위한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회담의 중심 의제가 될 통상 분야에서는 23일 또 한번 `충돌'이 발생했다. 미국이 안보를 구실삼아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고위 관리의 입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쑨전위 WTO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은 WTO의 안보조항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 적용함으로써 또 다시 다자간 무역체제의 신뢰성을 또한번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쑨 대사는 또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로 최근 외국인 직접투자를 규제하려는 움직임도 거론하면서, 이것이 미국내 사업환경에 대한 WTO회원국의 신뢰에 심한 타격을줬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 공화당의 린제이 그래함과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이 중국의 통상.환율정책에 위협을 가한데 대한 `맞받아치기'로도 풀이되고 있다. 두 의원은 무역 및 환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 중이며, 이들은중국의 환율이 올라가도록 고정환율을 풀지 않으면 중국 수입품에 대해 27.5%의 보복관세를 물리는 법안을 주도적으로 추진중이다. 이들은 23일 중국 관리와의 면담후 위안화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를 낙관하게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고 강조, 중국의 자세 변화를 요구했다. 후 주석의 방미와 관련해서도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이번 방문을 굳이 국빈방문으로 지칭하지 않으려는 듯한 인상을 남긴 반면,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국빈 방문"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양국은 국가기밀 누설혐의로 중국 정부에 체포돼 18개월간 수감생활을해온 미 뉴욕타임스(NYT) 연구원 자오옌(趙岩) 문제와 관련, 미국은 끈질기게 석방을 촉구한 반면 중국은 미국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는 등 마찰을 빚었었다.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은 23일 중국 정부가외국 영화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주고,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업들을 척결해줄 것을 요구해 이 문제도 이슈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NYT는 24일자에서 중국 신문인 글로벌타임스가 그래함과 슈머 의원의 방중을 `호의적인' 논조의 1면 머리기사로 다뤘던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에 경제 보호주의가 부상하는 시점에서 중국 지도부는 두 의원이 발의한 `27.5% 관세부과 법안'이입법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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