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1.3%인가, 6.2%인가.’
한국은행의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나오면서 경제성장률에 대해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한은이 경제성장률의 잣대로 지난해까지 이용해왔던 ‘전년동기 지표’를 버리고 ‘계절조정 전기 대비 지표’로 바꾼 데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 동안 1년간의 성장을 손쉽게 보여주고 1년 전의 시점과도 비교하기 쉽다는 이유로 전년동기 대비 지표를 이용해왔는데 전 분기 대비 지표에 비해 경기의 흐름 파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이나 일본ㆍ영국 등 선진국은 이미 전 분기 대비로 변경했다. 한은도 이에 따라 올 1ㆍ4분기부터 전 분기 대비 지표로 바꿨다.
문제는 변경 첫 시점에 때 마침 두 지표가 이례적으로 큰 격차를 보이면서 정부로서는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게 된 것. 우리 국민들은 항상 4~5% 정도의 성장률에 익숙해져 있는데 느닷없이 1%선의 성장률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1ㆍ4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지표를 그냥 놓아뒀을 경우 6.2%의 성장률로 지난 2002년 4ㆍ4분기 이후 최고치라는 ‘자랑’을 할 수 있었는데 전 분기 대비 지표로 바꾸는 통에 1년 만에 최저치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던 시점에 변경된 지표가 적용되면서 성장률이 낮아 보여 적잖이 곤혹스럽다”고 촌평했다.